“남편과 같이 살았는데 나만 가난해졌다”… OECD 꼴찌 수준 고용률이 부른 ‘노년의 눈물’

여성 노인의 빈곤율이 남성보다 압도적이다
경력 단절, 임금 격차, 낮은 연금 수령액
노후 복지, 구조적 불균형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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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후 빈곤 / 출처 = 연합뉴스

“나이 들면 다 똑같이 힘든 줄 알았는데, 그조차 아니었다.”

한국 사회의 빈곤 문제는 고령화로 점차 심화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여성 노인에게 유독 가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여성 노인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43.4%로, 남성 노인(31.2%)보다 무려 12.2%포인트나 높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단순한 ‘소득의 양’이 아니라 그 배경에 있다. 여성이 살아온 삶의 궤적, 즉 짧은 경제활동 기간과 반복되는 경력 단절, 그리고 구조적으로 낮은 임금이 노후 빈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버는 능력’부터 다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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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후 빈곤 / 출처 = 연합뉴스

시장소득 기준으로도 여성은 남성보다 현저히 낮은 소득을 기록했다. 여성 노인의 시장소득 기준 빈곤율은 61.8%로, 남성(52.6%)보다 9.2%포인트 높았다.

시장소득은 근로·사업·재산 소득 등 ‘조세나 정부 지원을 받기 전’의 순수 소득 능력을 나타낸다.

또한 실생활을 반영한 소비지출 기준 빈곤율은 여성 35.3%, 남성 25.3%였으며, 가계지출 기준 빈곤율은 각각 45.2%대 35.5%로 나타났다. 여성 노인이 남성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인 셈이다.

낮은 연금 수령액, 구조적 원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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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후 빈곤 / 출처 = 연합뉴스

노년 여성들이 받는 연금도 남성보다 훨씬 적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여성의 노령연금 수급액은 남성의 51.6% 수준에 불과했다.

남성 평균 수급액이 75만7414원이었던 반면, 여성은 39만785원에 그쳤다. 이 격차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3년 기준 20년 이상 가입한 비율은 남성이 83.1%, 여성은 16.9%였다. 장기간 가입이 연금 수령액을 결정짓는 만큼, 여성의 가입 기간이 짧을수록 수급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육아와 경력 단절의 벽…여성은 여전히 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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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후 빈곤 / 출처 = 연합뉴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여전히 낮은 것도 문제다. 특히 자녀 양육과 경력 단절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023년 OECD 38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61.4%, 경제활동 참가율은 63.1%로 각각 31위에 머물렀다.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56.2%에 그쳤다. 이는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가진 ’30-50클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육아 부담과 불안정한 일자리 구조가 여성들의 노동시장 복귀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근로환경과 가족 돌봄 지원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정책 지출 비중은 1.5%로, 독일(2.4%), 영국(2.3%), 일본(2.0%) 등 주요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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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후 빈곤 / 출처 = 연합뉴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자녀를 둔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어야 경제활동 참여가 가능해진다”며, “유연한 근로 환경과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여성 노인들이 겪고 있는 빈곤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삶은 한국 사회의 성별 불평등 구조가 시간이 지나며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미래를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노후 복지정책과 고용 구조 개선은 단발성 대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성별에 따른 생애 소득과 경력 구조의 차이를 전제로 한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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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혼안하고 애만 안낳고 그냥 하는일 하면 그냥저냥 살수있다 여자애들은 꾸역꾸역 결혼할거없다

  2. 저당시 여성들은 가난한 게 맞아. 근데 왜 혜택은 젊은 여성들이 받아가냐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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