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적자 탈출했지만” ,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 앞으로의 대책 ‘절실’

흑자로 돌아선 한전, 하지만 200조 부채는 여전
전기요금 인상에 기업들 ‘자가발전’ 대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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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는 4년 만에 적자를 탈출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8조 3,48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한전이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한전은 흑자 전환의 이유로 △전기요금 조정에 따른 판매 수익 증가 △연료비 절감 △내부 구조조정 등을 꼽았다.

지난해 전기 판매량은 549.8TWh로 전년 대비 0.7% 늘었고, 같은 기간 판매 단가는 kWh당 152.8원에서 162.9원으로 6.6% 상승했다.

이를 통해 전기 판매 수익이 5조 9,350억 원 증가하며 총 매출 94조 13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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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전의 근본적인 재정 위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04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매년 4조 원 이상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흑자 전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남아있다.

특히 한전이 배당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주당 214원씩 총 1,374억 원을 배당할 계획이지만, 200조 원이 넘는 부채를 고려하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전이 흑자를 냈다고 해서 재정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전기요금 인상 외에도 근본적인 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담 커진 전기요금… 대안 찾는 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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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은 산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4곳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응해 자가발전이나 전력 도매시장 구매 등 새로운 전력 조달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이미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한 기업이 11.7%, “추가 인상이 이어지면 대안을 찾겠다”는 기업이 27.7%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39.4%의 기업이 한전을 거치지 않는 전력 공급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전기요금 인상 추이를 보면, 주택용 요금은 42% 오른 데 비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227%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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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전기요금을 넘어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기업들은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한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79.7%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특히 46.4%는 “경영에 심각한 부담이 될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저비용 에너지원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의존 줄이자… 자가발전·구역전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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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부담이 커지자 주요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정부로부터 ‘여수국가산업단지 구역형 집단에너지사업’ 허가를 받았다.

기존에 운영 중인 250MW 규모의 여수 열병합발전소를 490MW로 증설하고, 추가로 500MW 규모의 구역전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광양국가산업단지 내 500MW 규모의 구역전기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 역시 울산콤플렉스 내 300MW 규모의 자가발전소 구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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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에쓰오일은 온산공장에 가스터빈 발전기 2기와 폐열 회수 보일러 2기를 추가로 설치해 121MW의 전기를 자체 소비할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2028년까지 499MW급 LNG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8,0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난 구역전기·자가발전 신규 수요만 2GW에 달하며, 숨겨진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4GW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되면 한전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 불가피… 한전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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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 정상화와 전력 구입비 절감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00조 원이 넘는 부채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가정과 기업 모두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산업체들은 한전의 전기요금 정책이 지속되면 한전 의존도를 더욱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전의 장기적인 재무 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전이 적자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근본적인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요금 인상과 부채 감축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한전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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