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및 육가공품 반입 단속
라면·과자·소스류 전부 주의
벌금 최대 천만 원까지

인천공항에 도착한 대만인 A씨는 손에 들고 온 고향 음식들을 모두 압수당했다. 단빙피(대만식 오믈렛), 총유빙(대만식 파전병) 등 향수를 달래줄 간식들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돼지기름이 함유됐기 때문이다. A씨는 SNS에 “500만원 벌금을 부과받았다”며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고, 이 글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다.
설 연휴를 앞두고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칼을 빼들었다.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국경검역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육류 및 육가공품 반입에 대한 단속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충남 당진 등에서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해외 유입 차단이 절박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컵라면도 압수? 금지 품목의 모든 것

많은 여행객들이 “육류만 안 되는 거 아니야?”라며 착각하곤 하지만, 현실은 훨씬 엄격하다.
A씨와 함께 입국했던 대만인들은 웨이리 짜장 컵라면, 통이 우육면 컵라면까지 압수당했다. 국물 맛을 내는 분말에 소고기·돼지고기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검역본부가 명시한 금지 품목은 육류를 비롯하여 돼지기름·돼지피·오리피 등 축산물에서 유래한 모든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대상이다.
육포, 소시지, 햄 같은 명백한 육가공품뿐 아니라 과자·라면·소스류도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베트남 쌀국수 양념, 중국 훠궈 베이스, 태국 톰얌꿍 페이스트 등 현지 식재료를 선물용으로 구입했다면 반드시 영문 성분표를 체크해야 한다.
벌금 500만원은 ‘첫회 한정’… 재범 시 더 세다

검역 대상물을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다 적발되면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A씨가 받은 500만원은 ‘ASF 발생국 돼지고기 관련 제품 미신고 반입’ 항목의 첫회 과태료로, 재범일 경우 금액은 더욱 가중된다.
외국인의 경우 금전적 처벌을 넘어 입국금지 또는 체류제한 등 행정 불이익까지 받을 수 있다. 단순한 ‘몰랐어요’는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검역본부는 이번 기간 베트남·중국·몽골·태국·캄보디아·네팔 등 지난해 불법 반입 사례가 많았던 국가 노선을 ‘위험 노선’으로 지정해 전수조사에 가까운 단속을 진행 중이다.
입국장에서 검역 탐지견이 가방 앞에 앉으면, 그 순간 여행의 여운은 500만원짜리 청구서로 바뀐다.
현명한 여행자의 생존 가이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예 안 가져오기’다. 하지만 실수로 가방에 넣어뒀거나 선물로 받은 경우라면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입국장 검역대 앞 자진신고함을 이용하거나, 검역관에게 직접 신고하면 과태료 없이 폐기 처분으로 끝난다. 몇 만원짜리 간식을 숨기려다 500만원을 잃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검역본부 최정록 본부장은 “해외 방문 시 농축산물 반입을 자제하고, 가축 농장 등 축산시설 방문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신발 밑창에 묻은 흙, 옷에 묻은 미세한 분비물도 ASF 바이러스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월 22일까지는 전국 공항·항만에서 검역 인력이 대폭 증원된 만큼, 평소보다 입국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여유 있는 준비와 철저한 사전 확인만이 즐거운 여행의 마무리를 보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