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잘못 표기된 줄” .. LG의 14만 원 에어컨, 2조 원 IPO로 펼치는 ‘대반격’

에어컨 한 대가 14만 원대?
LG전자의 파격 선언에 시장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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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 가격에 에어컨이 가능하다고?”

LG전자가 인도 시장을 겨냥해 100달러대(약 14만 원~29만 원대) 초저가 에어컨을 선보인다.

그 배경에는 조 단위 자금이 움직이는 기업공개(IPO),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 그리고 ‘인도 국민 브랜드’로의 도약이라는 야심찬 목표가 깔려 있다.

LG전자는 오는 5월 초,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해 최대 15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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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금은 인도 시장에 최적화된 가전 개발, 3공장 건립, 기업 인수합병(M&A), 주주환원 등 폭넓게 사용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00달러대 에어컨’이다. 열대 기후지만 에어컨 보급률은 12%에 불과한 인도에서 LG는 중산층을 겨냥한 초저가 제품으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냉방 기능에 집중하고 공급망을 간소화해 생산 비용을 줄인 에어컨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전통 의상 ‘사리’를 위한 세탁 코스, 낙후된 수질에 대응한 UV 살균 정수기 등 인도 소비자들의 생활환경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0년 만에 세우는 인도 제3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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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문제도 LG전자에 인도 시장 확대를 재촉했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인도에도 상호 관세를 매기면서, LG전자는 “오히려 인도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현지 생산-현지 소비’ 전략으로 관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5억 달러(약 7300억 원)를 들여 세 번째 가전공장을 신설하고,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6년 푸네 공장 이후 약 20년 만의 대형 투자다.

이번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과 함께 인도 전역을 아우르는 ‘삼각 생산 거점’이 완성된다.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고, 미국의 관세 리스크도 분산할 수 있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관계자는 “이번 상장은 LG가 밀린 과제를 한꺼번에 해소할 기회”라며 “미래 투자 여력도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그리고 그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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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단순히 인도 시장을 ‘수출 대상’이 아닌 ‘미래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인도에서 매출 3조 7910억 원, 당기순이익 3318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주요 제품은 올레드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부문이었다.

시장조사업체 레드시어에 따르면 LG는 2024년 상반기 기준 세탁기 점유율 33.5%, 냉장고 28.7%, TV 25.8%, 에어컨 점유율 19.4%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제는 성장 전략에 지역이라는 축을 더할 때”라며 “특히 인도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핵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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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인당 GDP가 3000달러에 진입하면 가전 보급률이 10~20%씩 상승하는 변곡점”이라며 “2026년부터가 그 시기”라고 덧붙였다.

인도 시장에서의 성과는 LG전자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LG는 인도 외에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나섰다. AI 데이터센터와 IT 산업이 급성장 중인 이 지역들은 새로운 수요의 원천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인도에서 브랜드 충성도까지 확보한다면 향후 글로벌 가전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단단한 입지를 굳히게 될 것”이라며, “인도는 단순한 수출 대상이 아니라, LG전자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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