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살아야죠” … 국민연금 조기수령 101만명 돌파, 70%만 받아도 신청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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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조기수령
감액에도 신청 급증
국민연금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을 정상 수령 나이보다 앞당겨 받는 ‘조기수령’ 신청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5년 일찍 받으면 매달 받는 금액이 30% 가까이 줄어드는데도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생활비가 절박한 서민층에게 조기연금이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3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조기수령 신청자는 101만 62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만 2227명(8.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 조사’에서는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51.9%가 노후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고 답했다. 노후준비가 잘돼 있다는 응답은 9.6%에 그쳤다.

조기수령은 본래 수령 나이보다 최대 5년 앞당겨 연금을 받는 제도다. 대신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연 6%씩 감액된다. 5년을 앞당기면 원래 받을 금액의 약 70%만 받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신청자가 급증하는 것은 ‘소득 절벽’ 때문이다.

60세 정년 후 3~5년 공백기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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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수령 급증의 가장 큰 배경은 정년과 연금 수령 시기 사이의 공백이다. 한국은 사실상 60세 정년이 관행이지만, 국민연금 정상 수령 나이는 출생연도에 따라 63~65세다.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부터 받을 수 있다.

재취업이 어려운 서민층에게 이 3~5년의 공백기는 생활비 마련이 절박한 시기가 된다. 월세, 대출 이자 등 고정 지출은 계속되는데 소득은 끊기기 때문이다. 연금 전문가들은 “감액을 감수하더라도 당장 현금 흐름 확보가 생존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국민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다. 일부 가입자들은 “나중에 못 받을 수도 있으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미리 받자”는 심리로 조기수령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8세 이후 생존하면 연기수령이 유리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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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시기에 따른 손익을 계산하면 장기적으로는 늦게 받는 것이 유리하다. 원래 월 100만원을 받을 사람 기준으로, 5년 앞당겨 60세부터 받으면 월 70만원을 18년간 받아 총 약 5,040만원을 수령한다.

정상 수령(65세)은 월 100만원을 13년간 받아 약 4,800만원, 5년 늦춰 70세부터 받으면 월 136만원을 8년간 받아 약 4,896만원이 된다.

통계적으로 78세 이후까지 생존한다면 연기수령이 총 수령액에서 훨씬 유리하다. 연기수령은 1년 늦출 때마다 연 7.2%씩 증액돼 5년 늦추면 최대 36% 증가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전체 수급자의 65%는 평균 수령액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받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월 60만원 미만을 받는다. 최고액이 월 318만원이지만 대다수는 기초생활 수준 이하인 셈이다.

경제력 따라 양극화…”정년 연장이 근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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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수령 급증은 노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층은 연기연금으로 노후를 두텁게 보장받는 반면, 서민층은 생존 전략으로 조기수령을 선택해 장기적으로 더 적은 금액을 받게 되는 구조다.

사회보장 전문가들은 “조기수령 신청 급증은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정년과 연금 수령 시기의 불일치라는 구조적 문제”라며 “정년 연장과 재취업 지원 확대 등으로 소득 절벽을 완화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지적한다.

조기수령 신청은 국민연금공단 지사 방문,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가능하며 신청 후 1~2개월 뒤부터 매달 25일 입금된다. 한 번 신청하면 취소가 불가능하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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