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 명 몰려들자
부동산 중개업계 ‘긴장’
중개수수료 0원 시대 열릴까

네이버의 부동산 매물 검색 서비스에 매일 1만 명씩 몰리면서, 전통 중개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AI 기술을 앞세운 프롭테크 기업들이 수수료 부담을 낮추며 영향력을 키우자, 기존 중개사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존의 일방적인 수수료 책정 방식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고, 업계 내부에서는 ‘집 보기 수수료’ 도입 논의까지 나오며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페이 부동산 등 플랫폼 기업들이 제공하는 AI 기반 서비스에 매일 수많은 이용자들이 몰리자, 중개수수료 ‘0원’ 시대가 성큼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수료 협의는 ‘형식’, 실상은 상한요율

부동산 거래 시 수수료는 협의가 원칙이지만, 현실에선 거의 대부분 상한요율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가 10억 원일 경우 중개수수료는 최대 500만 원까지 가능하다.
실제로는 매매자나 임차인이 협상을 요구하지 않으면, 공인중개사는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계약서에 수수료 먼저 적게 하지 마라”, “법원 중재를 요청하라” 등의 수수료를 줄이는 요령까지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나 협회에서도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탓에, 중개수수료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집 보기에도 요금’… 반발 커지는 임장비

이런 상황에서 공인중개사협회가 추진 중인 ‘임장 기본 보수제’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집을 보러 간 것만으로도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구상이다.
협회는 매수 의사 없이 매물만 확인하는 ‘임장 크루’ 때문에 중개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 같은 보수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매물 확인 시 일정 비용을 받고, 계약이 체결되면 해당 금액은 수수료에서 빼준다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계약도 안 했는데 매번 비용을 내야 한다면 집 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개업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장비가 생기면 소비자들이 더 많이 직거래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중개사도 “세입자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임장비가 생기면 세입자도 보상을 요구할 수 있어 오히려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이 만든 새로운 질서, 기술이 수수료 흔드나

이 같은 갈등 속에서도 네이버페이 부동산 등 프롭테크 기업들은 빠르게 사용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 특히 지난달 출시된 ‘AI 집찾기’ 서비스는 매일 1만 건 이상의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자연어 검색을 지원해 “신혼부부가 살 동네”, “주차 가능한 아파트”처럼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아주는 구조다.
이후 조건을 계속 추가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성이 높다.
또한 ‘VR 투어’를 통해 실제 집 내부와 단지 전경을 3차원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현장 방문 없이도 대부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VR이 적용된 매물의 경우, 평균 체류 시간이 일반 매물보다 40% 길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기술 기반 서비스는 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중개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직방, 다방, 우대빵 등도 이미 수수료 할인 이벤트를 통해 가격 경쟁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전통 중개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수료를 깎은 중개사가 업계 내에서 배제되거나 매물 공유에서 제외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송파구에선 특정 중개사 모임이 비회원의 공동 중개를 막고 높은 수수료를 유지하다가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업계와 정부는 기술 변화에 맞는 중개수수료 체계 정비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단순한 수수료 인하 논쟁을 넘어, 거래 과정 전반의 구조를 다시 짚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