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뛰는 중장년 급증
60대 부업자 22만 명 돌파
물가·금리 상승이 투잡 부추겨

퇴근 후 집으로 향하는 대신 새벽 배송 물류센터로 향하는 중장년들이 늘고 있다.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배송 기사로 이중 생활을 이어가는 50~60대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하면서 ‘투잡 시니어’ 현상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통계로 본 시니어 투잡 급증

60세 이상 부업자가 올해 6월 기준 22만2000명을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부업자 56만3000명 중 39%를 차지하는 수치다.
50대 부업자도 14만 명에 달해 중장년층이 전체 투잡족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3만3000명이었던 60대 이상 부업자가 5년 만에 67% 증가한 것이다.
중장년층이 선택하는 부업 직종은 운전·배달이 26.0%로 가장 높았고, 생산·건설·노무(35.3%), 서비스업(16.3%)이 뒤를 이었다.
특히 쿠팡플렉스 같은 새벽 배송 플랫폼에 등록한 중장년이 급증하면서 물류센터 새벽 시간대엔 50대 이상 배송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경제적 압박이 만든 새벽 노동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조기퇴직이 일반화되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중장년이 많아졌다. 베이비붐 세대가 정년퇴직 시기를 맞으면서 본업 소득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진 것이다.
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지출이 대폭 늘어난 상황에서 부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투잡족의 본업 월수입은 평균 228만 원으로 원잡족(323만 원)보다 95만 원이나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매달 평균 45.5시간을 부업에 투입해 54만 원의 추가 소득을 얻지만, 총소득은 282만 원으로 여전히 원잡족보다 41만 원 부족한 수준이다. 결국 하루 1시간 30분씩 더 일해도 소득 격차를 메우지 못하는 구조다.
새벽 배송의 명암

쿠팡플렉스 같은 배송 플랫폼은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투잡족에게 인기다.
새벽 배송의 경우 건당 배송비가 2300원대로 작년 말 1000원에서 두 배 이상 올랐고, 하루 평균 12만~16만 원의 수입이 가능하다.
새벽 2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면 본업 출근 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체력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분류 작업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처리해야 하고, 무거운 물품을 나르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새벽 시간 배송 후 바로 본업 출근을 하면 수면 시간은 4~5시간으로 줄어든다. 과로로 인한 건강 문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노후 소득 전략 필요

전문가들은 중장년의 무리한 투잡보다는 체계적인 은퇴 설계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단기적 소득 증대보다는 본업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투잡이 불가피하다면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체력을 고려한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중장년의 경제활동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새벽 노동에 내몰리는 투잡 시니어가 아닌, 적절한 일자리와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개인의 노력과 함께 정부와 기업의 중장년 고용 정책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