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그딴 거 필요없어요”… 직장인 70%의 돌발 선언, 도대체 왜?

보상이 충분하다면 추가 근무 가능
벤처기업 직원들 “근무시간보다 보상”
노동시간 개편, 현장 반응은 엇갈려

정부가 주 4.5일제를 새로운 근로 형태로 추진하는 가운데, 벤처기업 재직자 10명 중 7명은 ‘충분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오히려 더 일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근로시간 단축보다 실질적 보상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유연한 문화는 만족… 그러나 보상은?

벤처기업협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벤처기업 재직자 인식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기준으로, 유효한 벤처확인기업에 재직 중인 2,14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조직문화에 대해 ‘매우 만족’(13.6%)과 ‘어느 정도 만족’(47.6%)을 합쳐 61.2%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거의 만족하지 않는다’(7.8%),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2%)는 응답은 9.8%에 그쳤다.

만족 요인으로는 △자율적 업무 환경(34.3%) △자유로운 소통(29.1%) 등이 있었다. 반면 불만족 요인으로는 △비효율적인 협업 구조(30.7%) △불투명한 성과 인정(30.1%)이 상위에 올랐다.

근무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62.6%였으며, 주요 이유로는 ‘적절한 근로시간과 워라밸’(37.6%)과 ‘적정한 업무 강도’(26.7%)가 꼽혔다.

하지만 불만족 이유 중에서는 ‘낮은 급여 수준’(33.5%)과 ‘제한된 복지제도’(25.5%) 등 보상 관련 항목이 많았다.

“보상이 있다면 추가 근무도 가능”

응답자의 70.4%는 충분한 보상이 제공된다면 추가 근무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와는 다른 시각인데, 근무시간 단축보다 보상 체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확인된 셈이다.

벤처기업협회 이정민 사무총장은 “벤처기업은 유연성과 자율성이 강점이지만, 성장 지속을 위해선 보상과 시스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일괄적으로 적용될 경우 벤처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핵심 인력에 대해선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벤처기업의 장점으로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40.6%)가 가장 많이 꼽혔고, 단점으로는 ‘불충분한 보상과 복지’가 지적됐다.

정부는 ‘자율적 추진’ 강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 4.5일제는 자율적 도입을 전제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현실적으로 주 52시간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이 많은 상황”이라며 “연차휴가 활성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노동시간을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는 ‘워라밸+4.5 프로젝트’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으나, 김 장관은 “단기간 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포괄임금제 개선과 근로감독 강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주 4.5일제를 새로운 근로제도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보상 체계 개선과 유연한 제도 운영에 대한 요구가 더 크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