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찾아오자 “회장님이 직접 칼 뽑았다”… ‘122조’ 시장 건 삼성의 ‘승부수’

중국 전기차 공룡들 만난 이재용 회장
122조 시장 선점 노리는 행보
삼성
사진 = 연합뉴스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과 부진한 실적 속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을 잇달아 찾으며 122조 원 규모로 급성장 중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전자와 반도체 양 축이 흔들리는 가운데, 전기차 전장은 삼성이 내세운 새로운 생존 돌파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4일 중국 선전의 BYD 본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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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1위 자리에 오른 BYD는 중국의 자존심이자 전기차 산업의 중심축이다.

이날 이 회장은 왕촨푸 BYD 회장의 영접을 받으며 회동을 가졌다.

BYD는 최근 5분 충전으로 4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하며 기술력에서도 독보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고, 판매량은 300만 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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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샤오미

이 회장은 앞서 22일에도 베이징 샤오미의 전기차 공장을 찾았다. 샤오미는 첫 전기차 SU7을 내놓은 후 13만 대 이상을 팔았고, 올해 목표를 35만 대로 설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이 같은 행보가 ‘전기차 전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은 자회사 하만을 중심으로 차량용 디지털 콕핏, OLED 디스플레이,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배터리 등 다양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이미 갖추고 있다.

이번 방문은 그 핵심 기술들을 실제 중국 전기차에 적용하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 1위를 목표로”… ’미래 산업’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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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전방위적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탈부착 가능한 차량용 SS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D램, 센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까지 차량용 반도체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도 전개 중이다. 삼성은 반도체 전문 블로그를 통해 “2년 동안 차량용 SSD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며 기술력과 신뢰성을 강조했다.

차량 내 대용량 데이터 저장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SSD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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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22년 ‘삼성 테크데이’에서 “2025년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현재는 32% 점유율로 2위에 머물고 있지만, 독일, 미주, 한국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논의를 바탕으로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이 이처럼 전장 시장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명확한 수치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3년 약 81조 원 규모에서 2026년 122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에는 평균 10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들어가며, 메모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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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도 발맞추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미국에 35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고급 전기차용으로 불리는 ‘슈퍼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까지 노리는 셈이다.

삼성SDI는 최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해당 자금은 GM과의 합작 투자, 헝가리 공장 증설,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투자에 투입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TV는 이제 포화 상태에 가까운 반면,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미래 산업”이라며 “삼성의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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