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면 당신도 재취업 못 해요” … 50대 이후 마땅한 일자리 없어, 위로금도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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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희망퇴직 조건에도 지원 저조
국내 대기업 50대 이상 첫 역전
100세 시대 재취업 불안에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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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거부하는 직장인들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대 4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위로금을 제시해도 희망퇴직 지원자가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2월 사상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최대 4억 원의 위로금을 제시했다.

197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중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약 100명의 희망퇴직자를 모집했지만, 실제 지원자는 8명에 불과했다.

통신업계 전반의 상황도 비슷하다. KT는 특별희망퇴직금을 기존 3억 3000만 원에서 4억 3000만 원으로 1억 원 인상했고, SK텔레콤은 위로금을 5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6배 가까이 올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과장급 최대 4억 원, 엔씨소프트는 평균 1억~3억 원의 위로금을 제시했지만, KT를 제외하면 예상보다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늙어가는 기업, 역전된 연령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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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고령화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대기업의 노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124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업 내 30세 미만 인력 비중은 2023년보다 1.2%포인트 감소한 19.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인력 비율은 0.6%포인트 상승한 20.1%였다.

30세 미만 인력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며, 두 연령대 비중이 역전된 것도 2015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이다. 최근 3년간 30세 미만 직원은 매년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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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 출처 : 연합뉴스

파격적인 위로금에도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100세 시대를 맞아 기대수명은 늘어났지만, 50대 이후 마땅한 재취업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4억 받고 나가도 할 것 없다”, “버틸 때까지 버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주요 5대 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 규모가 지난해 기준 3억 5000만 원이며, 법정 퇴직금까지 더하면 평균 5억 원대 이상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보수 지급액 상위 5명 중 희망퇴직한 직원이 포함될 정도로 고액 연봉자들이 희망퇴직을 선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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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 출처 : 연합뉴스

KT의 경우 지난해 4분기 45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800여명이 회사를 떠났지만, 1인당 평균 3~4억 원의 위로금 지급으로 영업손실 6551억 원을 기록하며 10여년 만에 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기업 입장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AI 중심 재편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고액의 위로금 지급이 단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봉 3년치, 자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까지 제공해도 젊은 인력으로의 세대교체가 쉽지 않다”며 “직장인들은 당장의 위로금보다 안정적인 월급이 보장되는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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