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쓰러져도 혼자서만 잘나가더니”… 삼성 제치고 1위 차지한 ‘K-기업’의 정체

AI 열풍에 올라탄 메모리 강자
SK하이닉스, 전통의 강자 삼성 눌렀다
비수기에도 기록 경신한 실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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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삼성전자도 못한 일을 해냈다.”

반도체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였던 1분기, 심지어 전 세계가 경기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SK하이닉스는 오히려 그 틈을 뚫고 비상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뛰어넘으며 반도체 업계에서 새 역사까지 쓴 것이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SK하이닉스의 실적,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과 메모리 혁신이 있었다.

역대급 실적, 그것도 ‘비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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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7조6391억 원, 영업이익 7조4405억 원을 기록했다고 4월 24일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1.9%, 157.8%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도 8조1082억 원에 이르렀다.

특히 이 수치는 통상 반도체 업계의 ‘비수기’로 여겨지는 1분기에 나온 성적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며, 전통적인 계절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AI 가속기에 필수로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며,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 수요가 줄어드는 1분기에도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실제로 5세대 HBM3E 12단 제품의 판매 확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고, 이로 인해 D램 매출 비중도 80%까지 증가했다.

‘삼성도 넘었다’… 시장 점유율 1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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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쳤다.

AI 개발 경쟁이 가열되면서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가 급증했고, SK하이닉스는 이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 매출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6세대 HBM인 HBM4의 샘플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전달하며 기술 리더십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는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설비투자 효율성을 높일 것이며, AI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로서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이익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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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글로벌 정세가 흔들리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오히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실적에 자신감을 보였다.

회사 측은 “일부 고객사들은 오히려 공급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효과로 인해 오히려 교체 수요가 촉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서버용 저전력 D램 모듈(SOCAMM)과 AI PC용 메모리 모듈(LPCAMM2) 등 차세대 메모리 공급도 본격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맞춰 청주 M15X 및 용인 반도체 공장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으며, HBM 물량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실적은 단순한 깜짝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중심에서 AI 특화 반도체 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명확히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이번 분기는 그 전환의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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