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 화내고 의심 많아진 노부모
성격 변화를 노화로 착각하는 가족들
치매 조기 신호일 수 있어 전문의 진단 필수

65세 이상 노인의 성격이 갑자기 변했다면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면 안 된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평소와 달리 의심이 많아졌다면 치매의 조기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가족들은 이런 변화를 “원래 성격이 그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뇌 손상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가 시작됐다는 적신호다.
기억력보다 먼저 나타나는 성격 변화

많은 사람들이 치매 하면 기억력 감퇴를 떠올린다.
하지만 치매의 종류에 따라 기억력보다 성격과 행동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전두측두엽 치매는 초기부터 성격 변화나 언어장애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예민하고 공격적인 태도가 대표적이다.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참을성이 줄어들고, 고집이 세지며 비논리적인 말을 반복한다.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중요한 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다. 즐기던 활동에 흥미를 잃고 감정 표현이 부쩍 줄어드는 것도 흔한 증상이다.
문제는 이런 성격 변화가 치매 증상이 아니라 우울증이나 단순 노화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는 미묘한 신호들

치매 초기 증상은 환자 본인보다 가까운 가족이 먼저 눈치채는 경우가 많다.
식습관이 갑자기 달라지거나,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부적절한 상황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거나 젓가락질이 서툴러져 음식을 자주 흘리는 것도 초기 신호다.
이미 했던 이야기나 질문을 자주 반복하고,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화를 잘 내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것, 삶의 의욕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도 치매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조기 발견이 가족의 삶을 바꾼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치매 발병을 2년 정도만 지연시켜도 유병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조기 진단 후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초기에는 6개월에서 2년까지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으며, 환자의 독립성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가족의 관점에서도 조기 발견의 이점은 크다. 초기 단계부터 약물 치료를 받으면 5년 후 요양시설 입소율이 절반 이상 감소한다.
돌봄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조기 치료를 받은 환자의 가족은 향후 8년간 약 7,800시간의 여가 시간을 더 누릴 수 있고, 6,400만원을 추가로 저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60세 이상이라면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 6가지 이상의 의심 증상이 해당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성격 변화를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는 순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