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국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감기약과 수면제가 청소년들의 ‘환각 도구’가 되고 있다. 일반의약품을 대량으로 삼켜 이상 반응을 즐기는 이른바 ‘OD(OverDose·과다복용) 파티’ 문화가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지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SNS가 키운 위험한 모방 놀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SNS에는 수면유도제와 감기약 등을 한꺼번에 과다 복용한 뒤 경험한 환각 반응을 ‘OD 파티’라는 이름으로 미화해 공유하는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청소년의 접근성이 높고, 모방 확산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4년 만에 40% 급증한 10대 약물 중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는 2020년 1,375명에서 2024년 1,918명으로 39.5% 증가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이미 구조화된 위험 행동 패턴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각에서 간부전까지…성분별 치명적 부작용
수면유도제의 주성분인 디펜히드라민을 과량 복용하면 항콜린성 부작용으로 환각, 심박수 이상, 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감기약에 포함된 덱스트로메트로판은 환각과 호흡 억제를 유발하고,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과다 복용 시 간 손상을 거쳐 심한 경우 간부전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우 교수는 “일반의약품이라도 오남용할 경우 쉽게 내성이 생겨 더 강한 자극을 얻기 위해 복용량을 점점 늘리게 된다”고 경고한다. 청소년은 특히 약물 오남용에 빠져들기 쉬우며, 이는 심각한 약물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호자와 학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수적이다.
제도적 대응, 이미 시작됐다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말 청소년이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의약품 목록을 전국 회원 약국에 배포하고 약국 차원의 청소년 보호 의지를 공식화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역시 잘못된 건강 정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올바른 정보를 지속 확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반의약품이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인식이 바로 OD 파티 확산을 부추기는 토양이다. 약물의 위험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가정과 학교·약국이 함께 청소년을 둘러싼 보호망을 �촘히 짜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