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피해자 절반 넘겨
신종 수법, 치밀함 더해진다
은행 직원이 막은 기막힌 순간

손을 떨며 현금 인출을 시도한 60대 여성이 결국 화장실로 도망쳐 범인에게 전화까지 걸었다. 경찰이 도착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몰랐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미 수천만 원을 송금하고 카드까지 넘긴 뒤였다는 점이다.
50대 이상 피해자, 절반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전국에서 발생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는 총 5878건으로, 피해 금액은 3116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2배 증가한 수치이며 한 건당 평균 피해 금액도 5301만 원으로 치솟았다.
더 주목할 점은 50대 이상 피해자가 전체의 53%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3년엔 32%였던 비율이 2024년 47%, 올해는 절반을 넘겼다.
경찰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자산이 많은 중장년층을 노린 정밀 타깃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밀해진 수법, 의심조차 어렵다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찰’, ‘금융감독원’, ‘경찰’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인다. 전체 사건 중 절반이 넘는 51%가 이런 유형이다.
단순히 명의도용을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포통장 개설자와 공범으로 의심된다”, “특급보안 수사 중이라 말하면 안 된다”며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는 전략이 동원된다.
더불어 이들은 악성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도록 유도해 피해자의 통화 내용, 위치, 전화번호까지 실시간으로 통제한다.
피해자가 어디로 전화를 걸든 실제 기관 번호처럼 꾸민 번호로 연결돼 결국 범인과 연결되는 구조다. 경찰은 이런 수법을 ‘강수강발(강제수신, 강제발신)’ 기능이라 부르며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보이스피싱, 예방이 최선이다

대전과 남양주에서 각각 60대 시민 두 명이 보이스피싱으로 거액을 인출하려다 은행 직원의 기지로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대전 KB국민은행의 한 직원은 “쉿, 조용히 해요”라며 손을 떨고 있는 고객의 모습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악성 앱을 삭제하고 새로 개통된 휴대전화 회선을 해지시켜 피해를 막았다.
남양주 우리은행에서는 한 60대 여성이 인출과 대출까지 시도하다가 은행원이 의심을 품고 즉시 계좌를 지급정지시켰다.

피해 여성은 경찰 도착 후에도 범죄 사실을 믿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범인에게 연락을 취하기까지 했지만, 하루에 걸친 설득 끝에 비로소 피해를 인식했다.
경찰은 “사건조회, 자산이전, 감상문 제출 등 수사기관에서는 절대 요구하지 않는 단어가 등장하면 의심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문자 속 인터넷 주소 클릭은 자제하고, 의심이 들면 지체 없이 112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보이스피싱은 갈수록 조직화하고 있으며 피해 발생 이후엔 회복이 어렵다”며 “국민 모두가 수법을 숙지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ㄱ. ㅅ. ㄲ. 사형시켜야. 한다. 강력. 법. 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