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년 전통 흔들다
한국 디자이너 손끝에서
날 선 날개로 재탄생

한 세기를 상징해온 벤틀리 엠블럼이 완전히 달라졌다. 1931년 이후 네 차례 리디자인을 거쳤던 ‘윙드 B’는 이제 다섯 번째 변화와 함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다.
이번 변화는 한국 디자이너가 제안한 스케치에서 시작됐다. 벤틀리는 이를 통해 앞으로의 디자인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가장 큰 변화, 그 중심에 ‘한국의 손끝’

7월 7일, 벤틀리는 영국 크루 본사에서 새로운 브랜드 엠블럼 ‘벤틀리 윙(Bentley Wings)’을 공개한다.
벤틀리 디자인을 총괄하는 로빈 페이지가 이끄는 내부 디자인 팀이 직접 제작한 이번 엠블럼은 한 세기가 넘는 브랜드 역사 속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변화로 평가받는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 디자인이 남영광 수석 디자이너, 즉 한국인 디자이너의 손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그는 새 엠블럼의 콘셉트를 스케치해 내부 경쟁에서 최종안으로 선정됐고, 이후 디자인팀이 이를 다듬어 완성했다.
벤틀리의 미래, 날개 끝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엠블럼은 기존의 부드러운 곡선을 과감히 덜어내고, 매의 날개처럼 날카롭고 각진 형태를 강조했다. 이전 엠블럼 하단에 존재하던 깃털은 사라지고, 중앙의 ‘B’ 로고는 독립된 주얼 형식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고급 시계 디자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베벨 컷 유리와 금속 가장자리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번 변화는 벤틀리 브랜드의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새로운 엠블럼은 오는 7월 8일 최초 공개될 콘셉트카의 전면에 처음으로 적용되며, 벤틀리가 추구할 디자인 철학과 비전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예정이다.
로빈 페이지 디자인 총괄은 “브랜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엠블럼은 그 자체로 정체성을 대변한다. 새롭게 진화한 윙드 B는 간결함 속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벤틀리의 역동적인 미래를 담아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디지털 시대의 상징’

디지털화가 가속되는 현대 사회에서 복잡한 요소들을 정제하고 간소화하는 작업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벤틀리는 1919년 F. 고든 크로스비가 처음 그려낸 ‘윙드 B’ 엠블럼을 시작으로, 1931년 롤스로이스 인수 후의 좌우 대칭형, 2002년 컨티넨탈 GT에 적용된 버전까지 시대에 맞춰 꾸준히 진화해 왔다.
그리고 이제, 다섯 번째 윙드 B는 아시아 디자이너의 감성과 서구 전통의 기술이 조화를 이루며 새 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인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