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출시 BYD ‘씰’, 실상은 구형

BYD코리아가 전기 세단 ‘씰(SEAL)’을 국내 출시하며 다시금 구형 모델을 들여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아토3’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구형으로 분류된 모델을 한국에 내놓은 것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BYD가 한국 시장을 재고 처리장처럼 취급한다는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가격도 기대만큼 낮지 않아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국만 최신 모델 대신 구형?

BYD코리아는 이번에 출시한 씰이 2022년 7월 처음 공개된 모델이라고 밝혔다. 신형 모델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공개된 부분변경 버전으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800V 아키텍처 플랫폼이 적용된 완전한 개선형이다.
BYD는 국내에 3년 전 모델을 들여오며 “올해 생산된 2026년식”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미 일본과 유럽, 호주 등에서는 최신 모델이 판매되기 시작했고, 한국은 이들보다 늦은 시점에 구형을 출시했다.
더욱이 ‘아토3’ 역시 2022년 출시된 구형 모델로, 올해 3월에는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 눈’을 탑재한 신형이 중국에서 나왔지만 한국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가격도 결코 싸지 않다

BYD코리아는 씰의 국내 판매가를 4690만 원으로 책정했다. 일본이나 호주보다 각각 990만 원, 790만 원 낮다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가격만 보면 저렴해 보일 수 있어도, 실질적인 상품성으로 보면 전혀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현대차의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와 비교하면 더 뚜렷해진다. 아이오닉6 스탠다드 트림은 씰보다 5만 원 정도 비싸고, 고급형은 700만 원까지 차이가 나지만, 국고 보조금과 최신 사양까지 고려하면 체감 가격 차이는 줄어든다.
게다가 씰에는 주행거리가 짧은 LFP 배터리가 적용돼 환경부 보조금 기준에서도 불리하다. 실제로 아토3는 국고 보조금이 145만 원에 불과했고, 씰도 유사한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재고떨이’ 이미지, 브랜드 신뢰 위협

중국 현지 사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에 따르면 BYD의 평균 재고 보유 기간은 3.21개월로, 업계 평균의 두 배 이상이다.
로이터통신은 “생산량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하며, BYD가 수출을 통해 재고를 소진하려는 전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관세율이 낮아 이러한 ‘재고 처리’에 적합한 시장으로 간주된다는 분석이다.
결국 한국 시장에 대한 무성의한 대응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BYD는 4월과 5월 ‘아토3’로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지만, 6월에는 판매량이 절반 넘게 줄어 6위로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출고 지연, 구형 모델 출시, 서비스 미흡 등으로 쌓인 불신에 재고 떨이 논란까지 더해지면 국내 시장에서 BYD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