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산이 한때 정통 오프로드 SUV의 대명사였던 엑스테라의 부활을 공식화했다. 시작 가격을 4만 달러 미만, 우리 돈으로 약 5,500만 원 선에 확정 지으며 토요타 4러너와 포드 브롱코가 주도하던 바디온프레임 SUV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졌다.
도심형 크로스오버 일색이던 시장이 다시 ‘진짜 오프로더’를 향한 수요를 키우는 시점에서 닛산의 이번 승부수는 단순한 복고가 아닌, 치밀한 시장 전략의 산물로 읽힌다. 주말 캠핑과 레저 활동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승차감보다 험로 주파력을 우선하는 소비자층이 뚜렷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런티어 플랫폼 기반, V6 내연기관으로 승부
신형 엑스테라는 닛산의 픽업트럭 프런티어와 뼈대를 공유하는 바디온프레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파워트레인은 V6 순수 내연기관을 핵심 라인업으로 유지하고 V6 하이브리드 옵션을 추가하되, 순수 전기차 버전은 계획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이는 오프로드 시장 소비자들이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전통 파워트레인을 선호한다는 시장 분석을 그대로 반영한 결정이다. 변속기는 자동변속기 전용으로 운영되며, 디자인은 과거 각진 박시 실루엣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근육질 펜더 라인이 특징이다.
싼타페 예산으로 오프로더 소유, 가격 경쟁력이 핵심 무기
엑스테라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격표다. 북미 시장에서 직접 맞붙는 토요타 4러너 신형이 4만 3,000달러 선에서 시작하고, 포드 브롱코도 비슷한 예산이 필요한 반면 엑스테라는 4만 달러 미만이라는 확실한 가격 우위를 점했다. 국내 시장에서 브롱코가 8,000만 원대에 거래되는 현실과 비교하면 가성비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현대차 싼타페 상위 트림에 옵션을 더하면 5,000만 원에 육박하고 팰리세이드 역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한다. 도심형 모노코크 SUV를 살 예산으로 정통 프레임 바디 오프로더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은 레저 수요층에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유인책이다.
다만 프레임 바디 특성상 노면 진동이 실내로 유입되는 구조적 특성은 일상적인 출퇴근 중심 운전자에겐 타협이 필요한 부분이다. 주말 야외 활동 비중이 높고 캠핑이나 산악 주행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차량 구조다.
현대차 보울더와의 격돌, 바디온프레임 SUV 시장 전쟁 서막
닛산은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향후 최대 5종의 신형 SUV를 순차적으로 투입한다는 공격적인 계획을 함께 밝혔다. 기존 56개 차종을 45개로 정리하는 대신 공용 플랫폼 기반 개발 체계로 신차 출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역시 뉴욕 국제 오토쇼(NYIAS)에서 바디온프레임 구조의 오프로더 콘셉트카 ‘보울더(Boulder)’를 공개하며 이 시장에 강한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보울더가 양산으로 이어진다면 엑스테라와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다.
2028년 데뷔를 목표로 하는 닛산 엑스테라는 합리적인 가격표를 앞세워 정통 오프로드 시장의 판도를 흔들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 주말 레저와 캠핑 문화가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5,500만 원대 진짜 오프로더’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얼마나 열어젖힐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