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약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4.2㎢ 규모의 ‘선양 항공 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 본사 부지(약 2.5㎢)를 67%가량 웃도는 규모로, 동북아 공중 전력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중국 선양항공기공사(SAC)는 현재 ‘선양 항공 도시’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3~5년 내 J-35 스텔스기 등 주력 전투기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한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다.
스텔스기부터 함재기까지, 수직 계열화 완성
선양 항공 도시는 단순한 공장 증설이 아니다. J-15, J-16 같은 현역 기종부터 최신예 스텔스기 J-35·FC-31까지, 중국 공군과 해군의 핵심 전투기를 한 지붕 아래서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 거점으로 설계됐다. 이 같은 다기종 동시 생산 구조는 유사시 특정 기종의 생산 라인이 마비되더라도 전체 항공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전략적 완충 역할을 한다.
물리적 규모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조립 전 공정을 인공지능(AI)으로 통제하는 지능형 제조 시스템의 전면 도입이다. 스마트 팩토리 전환은 생산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려, 전시 소모 물량을 단기간에 보충할 수 있는 실질적 전쟁 지속 역량으로 이어진다.

2030년, 연간 200대 돌파의 의미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선양 항공 도시가 완전 가동에 들어가는 2030년경 중국이 연간 200대 이상의 전투기를 안정적으로 양산하는 역량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 이 수치는 동북아시아 전력 균형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이 시점이 대만 해협 긴장 고조 시나리오와 맞물린다는 점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무력 충돌 상황에서 공중 전력의 소모전이 벌어질 경우, 전장의 결과는 결국 누가 손실 항공기를 더 빨리 보충하느냐에 달린다. 중국은 그 답을 ‘선양’에 마련해두고 있다.
KF-21 이후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4.5세대 전투기 KF-21 양산에 돌입하며 공중 전력의 기술 자립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기술 우위와 생산 인프라 규모는 별개의 문제다.
자체 무기 체계는 훌륭하지만 대량 생산 인프라 측면에서 아직 중국과의 격차가 존재하는 한국은, 전면전 발생 시 동맹국의 전시 지원을 기다려야 하는 구조적 압박을 안고 있다. 미국마저 자국의 태평양 방어 수요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을 상정한다면, 이 불안은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온다.
선양 항공 도시는 중국이 단순한 군비 경쟁을 넘어 ‘전쟁 지속 역량’이라는 차원의 게임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KF-21의 성공을 발판 삼아 대규모 양산 라인 확충과 민군 융합형 항공 생태계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