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조차 어쩔 수 없었나” … 결국 꺼낸 ‘파격 결단’에 ‘관심집중’

2026년 GV80 하이브리드 출시 예고
전기차 중심 전략 수정, 하이브리드 본격화
후륜 기반 차세대 파워트레인 탑재

제네시스가 마침내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든다. 최근 하이브리드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기차 중심의 전략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 모델은 주력 SUV GV80으로,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상당히 진척됐다.

제네시스는 앞으로 G80 하이브리드, GV70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에 집중하다 기회를 놓쳤다

하이브리드의 파고는 이미 현실이 됐다. 올해 1~9월 국내 등록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34만 대를 넘어섰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제네시스는 그동안 전기차에 집중하며 하이브리드를 건너뛰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시장은 예상과 달리 빠르게 따라오지 않았다. 이른바 ‘EV 캐즘’이 뚜렷해지며 판매도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올해 국내 누적 판매는 8만 9410대로 전년보다 11.8% 줄었다.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지 10년, 국내 등록 대수 100만 대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성장은 숨 고르기 단계에 들어갔다.

하이브리드 없이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GV80 하이브리드, 제네시스의 전환점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로 낙점된 GV80 하이브리드는 후륜 기반 신형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현대차그룹이 그룹 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에 후륜 구동 방식을 적용하며 고급 브랜드에 걸맞은 주행 성능과 정숙성을 구현할 방침이다.

탑재 예정인 시스템은 ‘P1+P2 병렬형 구조’로, 엔진에 직접 연결된 P1 모터가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P2 모터는 주행 상황에 따라 동력을 보조해 연비와 출력 모두를 끌어올린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복합 연비 13km/L대 중반, 1회 주유 시 최대 1000km 주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변속기의 허용 토크도 기존보다 25%가량 개선돼, 고성능을 요구하는 대배기량 하이브리드 엔진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전동화의 새 축이 되다

제네시스는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G80 하이브리드와 GV70 EREV까지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GV70 EREV는 배터리 충전에만 엔진을 사용하는 구조로, 전기차의 장점과 하이브리드의 실용성을 결합한 모델이다.

테슬라와 BYD 같은 순수 전기 브랜드와의 경쟁을 넘어, 충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차량개발담당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은 지난 6월, “완전한 전기차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며 “현실적인 선택지로 하이브리드와 EREV가 필요하다”고 공식 언급한 바 있다.

업계는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출시에 대해, 수입 고급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