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고차, 미국·영국서 동반 하락
리스 차량 대거 유입이 가격 끌어내려
머스크 정치 행보도 브랜드에 ‘부정적’

“차 팔아봤자 남는 게 없어요. 그냥 손 털고 나왔죠.”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테슬라가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차 판매 부진에 이어 중고차 가격까지 전 세계적으로 뚝 떨어지면서, ‘전기차 아이콘’으로 불렸던 테슬라의 브랜드 위상에 금이 가고 있다.
중고차값, 미국보다 영국이 더 큰 폭으로 하락

영국과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중고차 가격은 다른 전기차보다 더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구루스(CarGurus), 오토트레이더 등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인용해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미국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7%, 영국에서는 무려 15%나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전기차 중고 가격 평균 하락률은 1.5%, 영국은 10%였다. 비교해 보면 테슬라만 유독 낙폭이 큰 셈이다.
오토트레이더의 이안 플러머 이사는 “영국에서 리스 계약으로 팔렸던 테슬라 차량들이 대거 중고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이 내려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오토트레이더에 등록된 테슬라 중고차는 5400대로, 전년 같은 기간(2900대)보다 거의 두 배 증가했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동차 정보 플랫폼 에드먼즈는 “2017년 이후 모델이 중고차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지난달 전체 반납 차량 중 1.4%가 테슬라로, 이는 1년 전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

시장 전문가들은 단순한 공급 과잉 외에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가 테슬라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테슬라의 주요 고객층은 환경 이슈에 민감한 중도좌파 성향이 강하다”며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극우적 발언을 이어간 점이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애덤 포터도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이 분명히 테슬라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테슬라 차량 판매량은 유럽 주요 국가에서 크게 줄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스웨덴 55.2%, 네덜란드 49.7%, 프랑스 41.4%, 노르웨이 25.5% 감소했다.
전체 차량 인도량은 33만6681대로, 전년보다 13% 줄었고 시장 예상치(39만대)도 크게 밑돌았다.
JP모건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라이언 브링크만은 “이번 실적은 우리가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나쁜 수준”이라며 “브랜드 가치 손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정치의 상징’이 되다

월가의 대표적인 테슬라 낙관론자였던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마저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테슬라 목표 주가를 43%나 낮춰 잡았다.
그는 “테슬라는 이제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정치적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머스크 CEO에 대한 반발이 테슬라의 시장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와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등으로 테슬라는 향후 세계 시장에서 최소 10%의 잠재 고객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손상보다는 공급 측 요인이 더 크다는 반론도 있다.
파이퍼 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최근 ‘모델Y’ 생산을 위해 공장 전환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줄었고, 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테슬라를 ‘기술’이 아닌 ‘정치’로 바라보기 시작한 순간,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의 급락은 그 경고의 시작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러게 y모델 나와서 그런건데 나보다 모르네
국내 전기차 30%할인 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