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안 팔려도 괜찮다”… 기아, 할인 없는 전기차 결국 출시, ‘억’ 소리 난다

기아 전기차 중 최고가 모델 출격
실적보다 기술력 강조한 전략 눈길
현대차그룹 플랫폼 기술의 총결산
전기차
EV9 GT / 출처 : 기아

기아가 영국에서 공개한 ‘EV9 GT’는 약 1억 5200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비싼 전기차다.

단순히 고가 SUV가 아니라, 브랜드 기술력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헤일로 모델’로 기획됐다. 이 모델은 실적보다는 브랜드의 기술력과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략적 모델을 뜻한다.

“이 정도면 기아가 전기차 끝판왕을 내놨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모델은 대량 판매보다는 존재감 각인이 목적이다.

“많이 안 팔려도 괜찮다”…기아의 전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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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GT / 출처 : 기아

기아는 EV9 GT를 실적용 모델이 아닌 기술력 과시형 모델로 규정했다.

호주에서는 EV9(기본 모델)이 이미 판매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146대 판매로 전년 대비 약 45% 감소했다. 그럼에도 기아는 가격 인하 없이 출시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아 호주 마케팅 총괄 딘 노르비아토는 “출고가를 내리는 순간 기존 구매자의 신뢰와 잔존가치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나 BYD처럼 가격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며 실적을 끌어올리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길이다.

단, 이처럼 판매 중인 모델은 EV9 GT가 아닌 기본형 EV9이며, 고성능 GT는 하반기 유럽 중심으로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EV9 GT, ‘보여주기용’ 차 맞다…하지만 스펙은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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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GT / 출처 : 기아

EV9 GT는 단순히 비싸기만 한 모델이 아니다. 앞바퀴 214마력, 뒷바퀴 362마력의 듀얼 전기 모터를 탑재해 총 501마력의 출력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6초 만에 도달한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고성능 모델에 적용된 ‘가상 기어 시프트(VGS)’ 시스템이 탑재돼, 전기차이면서도 내연기관차처럼 엔진 사운드와 페달 반응이 구현된다.

실내는 GT 전용 스티치와 앰비언트 라이트, ‘GT 모드’ 전용 스티어링 휠까지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6인승 모델은 2열에 캡틴 시트를 적용해 3열 접근성도 높였다.

배터리는 기존 EV9 롱레인지와 동일한 99.8kWh를 사용하지만, 고성능 세팅으로 인해 주행거리는 약 450km 수준이다. 여기에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10~80% 충전이 24분 내로 가능하다.

EV9 vs EV9 GT…같은 이름, 다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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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 출처 : 기아

기아 EV9과 EV9 GT는 같은 이름을 쓰지만, 전략과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

EV9은 글로벌 시장에서 실용성과 브랜드 확산을 겨냥한 대형 전기 SUV다. 반면 EV9 GT는 소수의 고객을 위한 고성능 모델이자, 기아가 가진 기술력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존재다.

호주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EV9과 달리, EV9 GT는 처음부터 대량 판매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 시장 점유율보다 기아 브랜드의 기술적 수준을 외부에 선명히 각인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술력은 현대차그룹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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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MP / 출처 : 제네시스

EV9 GT와 EV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 플랫폼은 2022년 아이오닉5부터 2025년 EV3까지, 무려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차’를 수상한 차량들의 공통 기반이다.

E-GMP는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 외부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V2L, 멀티 전압 호환 기능, 배터리 승온 히터 등 다양한 전기차 핵심 기술을 집약한 플랫폼이다.

특히 멀티 전압 충전은 400V 충전기를 연결하더라도 내부 인버터가 전압을 800V로 자동 변환해 충전 속도를 유지하는 독자 기술로, 글로벌 완성차 중 유일하게 현대차그룹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토대 위에 세워진 EV9 GT는 단순한 고가 모델이 아니라, 현대차그룹 전기차 기술의 ‘현재’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다음 스텝은 ‘eM 플랫폼’…2026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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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 출처 : 제네시스

현대차그룹은 이미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eM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플랫폼은 750km 이상의 주행거리, 기존보다 커진 배터리, 더 짧은 충전 시간, 높은 전비 효율을 목표로 한다. 또한 실내 공간 혁신(B필러 없는 도어 구조), 자율주행 레벨 3, OTA(무선 업데이트), 내장 공기청정 시스템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충전 기술에서는 이미 8C 수준을 확보한 상태이며, 10C 상용화도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BYD가 ‘5분 충전 400km’ 기술로 시장을 위협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이에 맞서는 기술적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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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 출처 : 기아

EV9 GT는 팔기 위해 만들어진 차가 아니다. 기아가 자신 있게 꺼내든 이 모델은, 단순한 고성능 SUV가 아니라 브랜드의 기술력과 존재감을 증명하는 전략 카드다.

전기차 시장이 ‘실적 경쟁’을 넘어 ‘기술력과 이미지 경쟁’의 시대로 들어선 지금, 기아와 현대차그룹은 그 최전선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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