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격으로 승부수”.. 테슬라 절반 전기차 출격 소식, “이번엔 다르다”

닛산의 귀환, 전기차 전선 이상징후
일본차의 반격, 이번엔 다르다
N7, 중국 EV 시장 균열 예고
전기차
N7 / 출처 : 닛산

“일본차는 이젠 끝났지.”

수년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던 일본 브랜드들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닛산이 새로운 전기 세단 ‘N7’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중국형 전기차’로 철저히 현지화된 전략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최신 기술까지 갖춘 이 모델은 단순한 신차 발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 4월 23일, 오토 상하이 2025에서 공식 모습을 드러낸 닛산 N7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닛산의 ‘재도약 선언’에 가깝다. 전기차 전환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아온 일본차 업계가 이제는 시장 중심으로 거듭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현지화’에 집중한 닛산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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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7 / 출처 : 닛산

닛산 N7은 일본에서 개발되지 않았다. 둥펑 닛산의 중국 개발팀이 처음부터 설계에 참여해, ‘중국 소비자를 위한’ 전기 세단으로 완성됐다.

차량은 4,930mm 길이의 중형 세단으로,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과 테슬라를 연상케 하는 미니멀한 실내 구성이 특징이다.

탑재된 AI 음성비서 ‘DeepSeek-R1’과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은 각각 중국의 오픈소스 모델과 스타트업 모멘타(Momenta)의 기술이다. 닛산은 이를 통해 일본차 특유의 정제된 설계와 중국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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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7 / 출처 : 닛산

N7은 총 5개 트림으로 구성되며, 배터리는 58kWh와 73kWh 두 가지가 제공된다.

주행거리는 각각 510km, 625~635km이며, 고속 충전은 19분 만에 80%까지 가능하다. 최대 출력은 200kW에 달하며, 가격은 약 2,350만 원부터 시작해 경쟁 모델 대비 높은 가성비를 갖췄다.

이러한 균형 잡힌 구성은 닛산이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고려해 설계한 결과이며, 실속형부터 고성능 선호층까지 폭넓게 겨냥하고 있다.

사전 주문 1만 대 돌파…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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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7 / 출처 : 닛산

N7은 출시 직후 1만 대 이상의 사전 주문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닛산의 현지화 전략에 호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전기차 시장은 70% 이상이 토종 브랜드에 의해 점유되고 있고, 외국 합작 브랜드는 고작 6%를 차지하는 현실이다. 닛산은 이를 돌파하기 위해 2026년까지 5개의 EV 및 PHEV 신차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일본차, 기술 독립이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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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7 / 출처 : 닛산

닛산뿐 아니라 도요타도 생존을 위한 길을 중국에서 찾고 있다. 도요타는 광저우자동차와 손잡고 플랫폼부터 설계까지 대부분을 중국 측에 맡긴 ‘BZ3X’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자율주행 역시 모멘타 기술에 의존했으며, 고급스러운 실내와 가성비를 앞세워 테슬라 모델 Y보다 절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결국 일본차 브랜드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배경에는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에서의 격차가 있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강국 일본은 전기차 시대의 중심이 된 디지털 전환에 뒤처졌고, 그 공백을 중국의 기술로 메우고 있는 것이다.

닛산의 N7과 도요타의 BZ3X는 일본차가 자존심만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의 손을 빌려 다시 한번 기회를 노리고 있는 지금, 이들의 ‘협업 생존 전략’이 얼마나 지속가능할지는 이제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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