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륜 기반 싱글 모터 채택
613km 주행거리, 1억 5천만 원대
고급 사양은 줄이고, 핵심만 담았다

“이게 1억 5천이라고?”
볼보가 새롭게 내놓은 EX90 플러스 트림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날선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조금 더 보태서 포르쉐 카이엔 사겠다”, “배터리랑 모터밖에 없는 전기차가 왜 이렇게 비싸냐”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볼보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플래그십 전기 SUV의 대중화’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고급 옵션을 덜어내고 실용성을 더한 전략으로 새 길을 개척하고 있다.
고급 대신 실용…플래그십의 새 방향

볼보는 최근 2025년형 EX90의 ‘플러스’ 트림을 공개했다. 기존 듀얼 모터 고급 트림에서 가격과 고성능을 걷어내고, 후륜 기반 싱글 모터와 실속 중심의 옵션을 넣었다는 점이다.
이 모델은 275마력의 전기 모터와 최대토크 50kg·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4초 만에 도달한다.
여기에 104kWh 배터리로 WLTP 기준 최대 613km까지 달릴 수 있어, 기존 고급 트림보다 약 30km 더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충전 속도도 최대 250kW급 DC 급속 충전을 지원해 30분 안에 80%까지 충전되는 경쟁력도 갖췄다.
‘딱 필요한 만큼’의 편의 사양

EX90 플러스의 핵심은 실용적 사양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데 있다.
실내에는 4존 공조 시스템, 14.5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 BOSE 오디오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등이 기본 탑재됐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360도 카메라, 공기 청정 시스템, 7인승 좌석 구성도 포함됐다.
반면 마사지 시트, 픽셀 LED 헤드램프, 어댑티브 댐퍼 같은 고급 옵션은 제외됐다. 볼보는 이를 ‘합리적 선택’이라 설명한다.
가격 저렴해졌지만 소비자 반응 ‘극과 극’

EX90 플러스의 판매 가격은 영국 기준으로 82,660파운드, 한화로 약 1억 5천만 원으로, 기존 울트라 트림보다 약 2,500만 원 저렴해졌다.
이 같은 가격 전략은 플래그십 SUV의 진입 장벽을 낮춰, 더 넓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볼보는 “가격과 구성의 균형을 통해 다양한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한 소비자는 “중국에서 만든 전기차를 그 가격에?”라며 가성비에 의문을 제기했고, 다른 이는 “고급차라면 배터리 제조사 정도는 공개해야 하지 않냐”며 신뢰성 부족을 지적했다.

볼보는 전기차 전환기의 한복판에서 EX90 플러스를 통해 분명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이 전략이 시장에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킬지, 아니면 고급 브랜드 이미지에 혼선을 줄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볼보가 기존의 플래그십 SUV 공식을 깨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도가 업계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