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치매 예방?
뜻밖의 연구 결과 나왔다
1000억 달러 절감 효과

단순한 뇌 훈련 게임이 치매 예방에 실제 효과가 있을까? 20년에 걸친 대규모 추적 연구가 이 오랜 의문에 답을 내놓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은 지난 10일 특정 뇌 훈련이 치매 발병 위험을 25%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이 연구는 의학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무작위 대조 시험 방식으로 진행되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2,800명을 대상으로 속도·기억력·추론 등 세 가지 유형의 뇌 훈련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초기 5주간 주 2회 1시간씩 훈련을 받았고, 1년 후와 3년 후 각각 4회의 보강 세션을 거쳤다.
총 훈련 시간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20년 뒤 메디케어 기록을 분석한 결과 속도 훈련 그룹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매 예방 효과를 보였다.
컴퓨터 화면 속 자동차 찾기가 뇌를 바꾼다

효과가 입증된 속도 훈련은 의외로 단순했다. 컴퓨터 화면의 여러 위치에 나타나는 자동차와 도로 표지판을 빠르게 클릭하는 게임이 전부다.
연구 책임자인 마릴린 앨버트 교수는 “5년, 10년, 20년 추적 조사에서 속도 훈련이 지속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며 “이 훈련이 뇌의 연결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억력과 추론 훈련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앨버트 교수는 이번 발견의 경제적 가치도 강조했다. “미국 인구의 25%가 치매 위험을 낮춘다면 환자 치료비만 1,00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결과는 해당 훈련에만 적용되며, 시중의 다른 뇌 훈련 게임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도 제시하지 못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의 신중한 평가 “더 많은 연구 필요”

이번 연구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학계의 비판적 검토도 받고 있다.
코크란 협력기구의 레이첼 리처드슨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오차 범위가 5%에서 41%까지 매우 넓어 실제 효과가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력이나 청력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연구에서 제외해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의료통계 전문가 밥티스트 로랑은 더욱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단일 부분군 분석 결과만으로는 중재 효과를 증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 훈련의 효과를 확정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성급한 일반화는 경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치매 환자 70만 시대, 예방이 답이다

국내에서도 치매는 시급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치매 환자는 2020년 56만5,927명에서 2024년 70만3,962명으로 4년 새 약 14만 명이 증가했다.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60대 후반 약 2%, 70대 후반에는 10%까지 유병률이 치솟는다. 손상된 뇌세포는 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중년기부터의 예방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흥미롭게도 다른 연구들은 일상적 지적 활동이 더 큰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제시한다. 독서, 글쓰기, 외국어 학습 같은 활동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38%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앉아있는 동안에도 독서, 퍼즐, 카드 게임처럼 정신적 자극이 되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번 연구는 특정 뇌 훈련의 장기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게임에만 의존하기보다 독서, 외국어 학습 등 다양한 지적 자극 활동을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는 것이 최선의 치매 예방 전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