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도 봤을까?” .. 위기 순간 러시아가 보여준 ‘현실 속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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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강국 이란이 맞닥뜨린 ‘잔혹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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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2026년 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고위층이 사망했지만, 이란의 최대 동맹국 러시아는 ‘평화적 해결책 모색’이라는 원론적 성명만 발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공습을 규탄하면서도 군사적 개입 의사는 철저히 배제했다. 2025년 1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지만, 정작 조약에는 군사 동맹 조항이 없었던 것이다.

이란이 겪는 상황은 낯설지 않다. 2025년 6월 ’12일 전쟁’ 당시에도 러시아는 이란에 일부 휴대용 미사일을 제공하고 다국적 군사 훈련에 참여하는 수준의 ‘생색내기’에 그쳤다.

폴리티코는 이란이 “시리아와 베네수엘라에 이어 러시아와의 동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접 체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군사적 위기 순간 러시아 동맹의 실체는 공허한 수사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동맹국 붕괴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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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동맹국의 몰락 패턴은 놀랍도록 일관적이다. 2024년 12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는 반군의 다마스쿠스 점령으로 권좌에서 쫓겨났지만, 러시아로부터 받은 지원은 망명 허락이 전부였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역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단시간에 체포되면서 몰락했으나,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은 없었다.

이란은 이제 세 번째 사례가 됐다. 하메네이 사망이라는 체제 존립의 위기 상황에서도 러시아는 성명 발표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러시아가 표방하는 ‘다극 세계 기수’라는 수사와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도전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동맹국이 실제 공격받을 때 러시아는 방관자로 남는다.

러시아의 소극적 대응은 냉혹한 전략적 계산의 결과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전선을 열 여력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이란을 돕지 않음으로써 국제적 평판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서방의 국제규범 위반을 부각해 자신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강경 입장을 굳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러시아 동맹국들의 연쇄 붕괴는 21세기 동맹의 본질을 보여준다. 조약과 수사로 포장된 동맹도 실제 위기 순간에는 자국 이익 계산이 우선한다.

이란은 하메네이 사망 후 러시아의 배신을 통해 이 잔혹한 현실을 깨달았고, 이제 홀로 비대칭 전력으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중동 안보 구도는 새로운 불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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