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전쟁 시작했으니 알아서 끝내라”… 트럼프 ‘포기 선언’, 동맹국들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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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알아서 지켜라”
트럼프 방어 책임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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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방어 포기 선언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이란 잔재를 끝장낸다면, 그 해협을 쓰는 나라들이 책임지면 어떨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 한 문장은 70년 동맹 구조의 근본적 재편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그 방어 책임을 미국이 사실상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는 당초 게시글에서 해협(Strait) 대신 ‘스트레이트(Straight·곧은 길)’라는 단어를 썼다가 1시간 뒤 수정했다. 이 표현은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무임승차해왔다는 노골적 비꼼이었다.

실제로 미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는 극히 낮은 반면, 한국·일본·유럽은 호르무즈 해협을 생명줄처럼 의존한다. 에너지 안보의 비대칭성이 이번 갈등의 구조적 배경이다.

문제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일관된 전략이 아니라 즉흥적 압박으로 진행되고 있어, 동맹국들에게 신뢰보다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한국·일본·영국·프랑스·중국 등 5개국에 전함 파견을 요청했다가, 16일엔 주한미군 등 주둔군 규모를 들먹이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17일엔 “도움 필요 없다”며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70년 집단방위 체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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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해온 호르무즈 해협 안보 체계는 사실상 ‘공공재’ 성격을 띠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탱커 전쟁’, 2019년 이란의 유조선 공격 사태 때도 미 해군 5함대가 중심이 돼 해협을 지켰다. 당시 한국은 청해부대를 인근 아덴만에 파견했지만, 호르무즈 직접 개입은 피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하는 ‘호르무즈 연합’은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호주·캐나다·요르단·걸프국·한국·일본 등을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독자적 해양 전력 투사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한국 해군의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해적 대응 임무를 수행 중이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과의 직접 충돌 가능성이 있는 호르무즈는 차원이 다른 작전 환경이다.

NATO 주요국들조차 군사작전 관여 거절을 통보한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나서기는 더욱 어렵다.

특히 이란은 북한과 오랜 군사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한국군의 호르무즈 파병은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해군의 3가지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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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 출처 :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다음 날 예정된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하겠다”며 명확한 선을 그었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군사 전문가들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 제한적 참여다.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인근까지 확대하되, 이란과의 직접 교전은 회피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한국 해군은 2019년 호르무즈 긴장 고조 당시 독자적 파병을 검토한 바 있다.

둘째, 후방 지원이다. 군함 파견 대신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이나 해상 보급 지원을 제공하는 타협안이다.

셋째, 명확한 거부다. 일본처럼 “에너지 안보는 중요하지만 군사 개입은 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하는 것이다. 이 경우 트럼프의 주한미군 재배치 압박이 현실화될 리스크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며, 한국의 선택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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