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무서워서 도망칠게, 한국이 희생해”… 미군도 포기한 ‘이곳’, 韓 해군에 ‘압박 요구’

댓글 1

미 해군, 호르무즈에서 후퇴
유조선 호위 실행 불가 판단
동맹국엔 파병 압박 모순
미군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킬박스(killbox, 죽음의 구역)’로 분류하며 유조선 호위 지시를 거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공격 능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호송 작전은 실행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정작 미군 함대는 이란 미사일 사정거리를 피해 아라비아해에서만 작전 중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등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 사항’으로 압박하고 있다.

미군이 스스로 너무 위험하다 판단한 해역에 동맹국 함정을 보내라는 요구는, 트럼프 외교의 모순을 극명히 드러낸다.

왜 ‘킬박스’인가… 좁은 해협의 치명적 약점

미군
호르무즈 해협 / 출처 : 연합뉴스

킬박스는 군사 용어로 적의 집중 사격으로 아군이 전멸할 수 있는 구역을 뜻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 30km의 좁은 수로에서 선박들이 뒤엉킨 상태로 이란 해안 곳곳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요격 자체가 불가능하며, 지척에서 발사되는 무기는 대응 시간이 없다.

군 전문가들은 “선박 한 척을 호위하려면 구축함 2-3척이 목숨을 걸고 따라붙어야 하는데, 이 경우 호송 비용이 원유 가격을 초과한다”고 분석한다.

수십 척의 선박을 동시에 호위하려면 수십 척의 군함이 필요하지만, 좁은 해역에 집중 배치된 함대는 오히려 집단 타격의 표적이 된다.

이란은 무인 선박, 자폭 보트, 드론, 미사일, 기뢰 등 다양한 수단으로 공격 중이며, 최근에는 기뢰 설치 정황도 포착됐다.

미군은 아라비아해 후퇴, 동맹국엔 ‘총알받이’ 요구

미군
호르무즈 해협 / 출처 : 연합뉴스

미 해군은 현재 이란 미사일 사정거리 밖인 아라비아해에서만 작전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담했던 유조선 호위는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반면 미국 정부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압박을 구체화하고 있다.

에너지부 장관은 “한국 등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고, 주유 미국 대사는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각국이 군함을 파견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는 부탁이 아닌 요구 사항”이라고 못 박았다.

그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득을 보는 나라가 전쟁 부담도 져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문제는 이란의 현재 군사력이 198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됐다는 점이다. 해안선 전역에서 기동 가능한 드론과 미사일 전력은 당시와 차원이 다르다.

청해부대의 현실… 소해 헬기 0대, 이동만 4주

미군
청해부대 / 출처 : 연합뉴스

현재 아덴만에 배치된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까지 약 1,800km 거리에 있어 이틀이면 도착 가능하다.

그러나 청해부대의 대조영함(4,400톤급)은 해적 대비용 장비로 구성돼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취약하다. 군 관계자는 “실질적 미사일 방어를 위해서는 이지스 구축함 정도가 적합한데, 자체 방어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뢰 제거 능력이다. 대조영함에는 소해 헬기가 단 한 대도 없다.

소해함은 12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700톤급 이하로 원해 작전에 부적합하다. 무엇보다 소해함은 속도가 느려 중동 해역까지 이동하는 데만 최소 4주 이상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이지스함(7,000톤급 이상) 파견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한국에서 출발해 현지 도착까지 전속력으로도 3주 이상 소요된다.

미군조차 ‘죽음의 구역’으로 규정해 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동맹국 함정을 먼저 투입하라는 요구는, 전략적 계획 없이 시작한 전쟁의 후과를 동맹에 전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한국 해군의 현실적 능력과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1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