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독점한 韓 먹거리 빼앗긴다”… ‘단골손님’마저 돌아서자 삼성·SK ‘초비상’

10년 독주 흔드는 마이크론
삼성·SK, 위기 속 반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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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마저 빼앗길 줄이야.”

SK하이닉스가 독점해 온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절대 고객’이던 엔비디아가 이탈 조짐을 보이자 국내 반도체 업계가 초비상에 걸렸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전방위적 투자와 함께 HBM 시장에 거세게 뛰어들며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객 이탈 방어와 기술 격차 회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마이크론, ‘꼴찌’에서 판을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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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 3위 기업 마이크론은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에 자사 ‘HBM3E 12단’을 공급하기로 하며 HBM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3월 실적 발표에서 “HBM 매출이 10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며 “하반기 출하의 대부분을 HBM3E 12단으로 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를 통해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GB300 플랫폼에 HBM3E를 공급하기로 한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HBM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며 삼성전자(42.4%), SK하이닉스(52.5%)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과거 5% 수준에 불과했던 점유율로는 상상할 수 없던 반전이다.

미국의 보호막, 마이크론에 힘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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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의 약진은 단순한 기술 경쟁 그 이상이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호주의 정책이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반도체 분야에 대해선 구체적인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히면서, 마이크론의 공급 확대는 정부 지원과 맞물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HBM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한미반도체 등 국내 장비업체로부터 대량 확보했으며, 미국 뉴욕주와 아이다호주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7년부터 본격 가동 예정이며, 향후 자사 D램 물량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해외 생산 비중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기업이라는 점이 경쟁사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 “이번엔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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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반도체 양대 산맥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차세대 HBM 생산라인인 M15X를 건설 중이다. 극자외선(EUV) 장비를 본격 도입하며 수율과 생산성을 모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을 2분기 안에 마무리 짓고, HBM3E 12단 양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늦어도 하반기에는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경쟁이 벌어지는 HBM3E를 넘어 6세대 HBM4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달 세계 최초로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내부적으로 “HBM3E에서는 놓쳤지만, HBM4에서는 실수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HBM 시장, AI 시대의 핵심 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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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은 AI 반도체에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AI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GPU뿐 아니라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 같은 맞춤형 칩에서도 HBM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글이 최근 발표한 7세대 TPU ‘아이언우드’는 HBM 용량을 이전 세대보다 6배, 대역폭은 4.5배 높였다. 업계는 이 칩에도 HBM3E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알파벳은 이미 올해 109조 원 규모의 자본 지출 계획을 밝혔고, 이는 대부분 데이터센터와 서버 인프라 확대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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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도 자체 AI 칩 설계에 나서며 HBM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객사가 다변화되면서, HBM 시장은 후발주자에게도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기업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10년 넘게 이어진 HBM 시장의 한국 독점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론이 본격적으로 추격에 나서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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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술력 고갈로 지붕만 쳐다보게 될것 같네요. 위기 대응 대책을 세워 민관.노동 총력 지원 체계 속히 구축하지 않으면 이대로 가디간 정상에 너무 오래 머물면 동사할 수 있어요가 맞는말인걸 입증할것 같아요

  2. 난 배불러도 남이 배불러 하는게 우선 싫고, 아무리 가격동결에 직원파견 무상으로 해서 세계 최초,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도, 원하는대로 트러블 없이착착 진행이 안된다고 불만을 가지는 갑은 내치는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