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물가상승률 2.3%
실제 식료품 물가는 41.9% 급등
중장년층 체감물가 부담 가중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온 김모(62)씨는 영수증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0만원이면 가득 채워지던 장바구니가 이제는 반도 채우기 어렵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상승률은 2%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를 기록했다.
공식 물가와 체감 물가, 왜 이렇게 다를까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체 도시가구의 평균적인 소비패턴을 반영해 458개 품목을 조사한다. 문제는 이 평균값이 실제 가계의 지출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10년간 저소득층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23.2%로 집계됐다. 고소득층의 20.6%보다 2.6%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소득이 낮을수록 체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2분위 22.4%, 3분위 21.7%, 4분위 20.9%로 계층 간 격차가 확인됐다.
식료품 물가 급등이 핵심 원인

체감물가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식료품 가격의 폭등이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식료품 물가는 4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이 21.2%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2배에 달하는 상승폭이다. 저소득 가구는 전체 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20.9%로 높아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장년층과 시니어 세대는 식료품과 주거비, 보건비 등 기본 생활비에 대한 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반면 고소득층은 교통 13.0%, 교육 10.5%, 오락·문화 9.0% 순으로 지출 비중이 높았으며, 이들 품목의 10년간 물가상승률은 각각 5.3%, 10.6%, 9.2%로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낮았다.
가중치 차이가 만드는 통계의 함정

소비자물가지수는 모든 품목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처럼 가격이 하락한 품목도 지수에 포함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기본 생필품만을 대상으로 한다. 2024년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2%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와 비슷했지만, 신선식품지수는 2.9%까지 올랐다.
특히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중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저소득층의 체감물가가 고소득층보다 높게 유지됐다. 코로나19 이후 이런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시니어 세대의 달라진 소비 패턴

한편 65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2020년 147만원에서 2024년 182만원으로 연평균 5%씩 증가했다. 전체 가구 증가율 4%보다 높은 수준이다.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이들은 단순 생존 소비를 넘어 음식·숙박, 오락·문화, 교육 부문에서 지출을 늘리고 있다. 음식·숙박 부문 지출은 2020년 13만원에서 2024년 21만원으로 1.6배 증가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먹거리 물가 부담은 여전히 크다. 세무 전문가들은 저소득 시니어층을 위한 농산물 수급 안정화 대책과 유통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물가 2% 시대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장바구니를 책임지는 중장년층과 시니어 세대의 현실은 여전히 무겁다. 평균의 함정에 가려진 실제 생활물가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