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씻어주는 게 아니다
눈에 안 보여도 차는 상처 입는다
장마철일수록 세차는 더 자주, 꼼꼼히

장마철, 운전자라면 ‘비도 오는데 굳이 세차를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세차를 미루면 차는 보이지 않는 곳부터 서서히 손상되기 시작한다.
겉보기엔 깨끗해 보일 수 있어도, 빗물과 함께 섞여 내린 오염물질이 차체와 실내 곳곳에 스며들기 때문에 장마철이야말로 가장 부지런하게 차를 관리해야 하는 시기다.
장마철에 꼭 세차해야 하는 이유

빗물은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 배기가스 찌꺼기, 타이어에서 나온 분진 등이 빗물에 섞여 도로로 떨어진다.
이런 오염물질들이 차량 표면에 남은 채 말라붙으면 얼룩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도장면은 윤기를 잃고 워터스팟 같은 자국은 도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량 하부는 더 큰 문제다. 흙탕물, 기름, 유막 등이 휠 하우스와 머드가드에 고이면서 서서히 부식이 진행되고 제동력 저하 같은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차량 하부 부식의 절반 이상은 장마철 이후에 집중 발생한다.
실내도 안전하지 않다. 젖은 우산과 신발, 옷에서 들어온 습기는 시트나 매트, 트렁크 아래에 고이기 쉽다. 이 습기가 곰팡이와 냄새의 원인이 되고 가죽이나 패브릭 재질을 손상시킨다.
무엇보다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차량 가치에 영향을 준다. 녹슨 하체, 얼룩진 도장, 꿉꿉한 실내는 중고차로 팔 때 감가 요인이 될 수 있다.
장마철엔 이렇게 세차하세요

비가 그친 흐린 날은 세차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다. 햇빛이 강하지 않아 얼룩이 생길 걱정이 적고, 차량 표면 온도도 낮아 오염물이 잘 불어난다.
세차는 가장 오염이 심한 휠과 하부부터 시작한다. 전용 휠 클리너와 브러시로 타이어 주변을 닦고, 하부는 고압수를 아래로 향해 충분히 헹궈준다. 철분 제거제를 함께 사용하면 부식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이어 차량 전체에 스노우폼이나 버그 리무버를 분사해 오염물을 불린 뒤, 고압수로 거품과 찌든 때를 씻어낸다. 이후 중성 샴푸와 워시미트를 사용해 차량 위쪽부터 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닦아준다.
세차가 끝난 후엔 물기를 남기지 않고 닦아내야 한다. 마른 수건으로 차량 표면을 꼼꼼히 닦고, 사이드미러 틈이나 손잡이 안쪽, 휠캡 주변은 에어건으로 물기를 밀어내듯 제거해준다.
마무리로 워터스팟 리무버로 자국을 정리하고, 도장면에는 왁스나 실런트를, 유리에는 발수 코팅제를 발라 코팅 효과를 높이면 빗물과 오염물이 잘 들러붙지 않아 관리가 쉬워진다.
실내도 잊지 말고 관리하세요

장마철엔 차량 실내도 물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신발 바닥이나 우산에서 묻은 빗물은 매트나 시트에 쉽게 스며든다. 실내 제습제를 놓고,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면 곰팡이 냄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매트는 세차장에 있는 매트 청소기를 활용하거나 꺼내 햇빛에 바짝 말려야 한다. 시트와 내장재는 소재에 맞는 전용 클리너로 닦아주고, 트렁크나 시트 아래엔 제습제를 따로 설치해두면 습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에어컨 필터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은 세균 번식이 쉬워 악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3~6개월마다 교체하면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