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삼성전자
500만 소액주주 다시 모였다
주가는 여전히 5만원대

삼성전자가 다시 개인투자자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때 600만 명을 넘었던 소액주주 수가 감소세를 보이다가, 최근 6개월 사이 90만 명 이상 급증하며 500만 명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 주가는 여전히 5만 원대에서 답보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의 꾸준한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있다.
소액주주 500만 명 재돌파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가 다시 500만 명을 돌파했다.
12일 발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516만2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424만7611명과 비교하면 91만2599명이 증가한 수치다. 1년 전인 2022년 말(467만2039명)과 비교해도 48만8171명이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소액주주 500만 명 시대를 다시 연 것은 1년 반 만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처음으로 500만 소액주주를 확보하며 ‘국민주’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2022년 9월 600만 명을 넘기며 정점을 찍었으나, 같은 해 4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기대감은 있지만…주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소액주주들의 삼성전자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올해 들어서만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84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7월 8만8800원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6개월째 5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3조 원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한 것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자사 주식을 매입해 소각함으로써 주식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2%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흐름이다. 반도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등 가능성은? 증권가 “1분기가 저점, 목표가 7만원”

그럼에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를 실적 저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78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5조1000억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1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주가는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회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7만 원으로 제시하며, 현재 가격 대비 25%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액주주들이 다시 삼성전자로 몰려들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정하다. 주가 상승을 위한 확실한 반등 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삼성전자 주가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사랑’이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