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로 글로벌 패권 도전
미국·중국과 전면 승부 나선 LG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했을 때, 이렇게 돌아올 줄 몰랐다.”
한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활약했던 LG전자가 인공지능(AI)과 스마트홈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연구개발(R&D)에 4조 7632억 원을 투입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수치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도 5.4%까지 상승했다.
LG전자의 핵심 전략은 AI 기술을 가전, 전장,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접목하는 것이다. AI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스러운 디자인만 강조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LG전자가 AI 기능과 연결성을 더욱 강화해 차별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분석했다.
“오픈AI·딥시크와 맞붙는다”… LG의 AI 승부수

이런 흐름 속에서 LG는 최근 ‘엑사원 딥(Exaone Deep)’이라는 자체 개발 AI 모델을 공개하며 글로벌 AI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18일 LG AI연구원은 AI 플랫폼 ‘허깅 페이스’를 통해 엑사원 딥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 모델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GPU가 탑재된 PC에서 사용할 수 있어 높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엑사원 딥은 모델 크기에 따라 △대규모 모델 ‘엑사원 딥 32B’ △경량 모델 ‘엑사원 딥 7.8B’ △스마트폰 탑재용 ‘엑사원 딥 2.4B’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특히 엑사원 딥 7.8B는 미국 오픈AI의 ‘o1-미니’와 중국 딥시크의 ‘R1 7B’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이며 AI 경쟁력을 입증했다.
수학 문제 500개를 풀어 정확도를 평가하는 MATH-500에서 94.8점을 기록하며, 딥시크(92.8점)와 o1-미니(90.0점)를 앞섰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오픈AI, 구글, 알리바바, 딥시크 등 소수의 기업만이 자체 추론 AI를 개발하고 있다”며 “엑사원 딥은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AI가 미래다”… LG, 온디바이스 AI 시장도 정조준

LG AI연구원은 이번 엑사원 딥 공개와 함께,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로,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LG전자는 LG유플러스 등 계열사와 협력해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AI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같은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전자가 AI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귀추가 된다 라는 말에 이미 주목된다는 뜻이 포함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