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냈다” … 세금만 ‘5000억’, 토종 기업의 놀라운 ‘행보’

네이버, 국내 IT 기업 최초 연 매출 10조 돌파
글로벌 빅테크와 차별화된 성장 전략 주목

네이버가 마침내 해냈다. 국내 IT 기업 최초로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며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7일 네이버가 발표한 2023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연 매출은 10조73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9793억 원으로 32.9% 늘었고, 연간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조6644억 원을 기록하며 24.9% 성장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서치플랫폼 3조9462억 원 ▲커머스 2조9230억 원 ▲핀테크 1조5084억 원 ▲콘텐츠 1조7964억 원 ▲클라우드 5637억 원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특히 클라우드는 전년 대비 26.1%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네이버는 이번 실적에 대해 “핵심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광고 및 커머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IT 기업과 다른 길, ‘상생’에 초점

네이버의 성장은 단순한 실적 향상을 넘어 국내 경제 기여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국내 투자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5배 증가했지만, 본사로 송금한 배당금만 3215억 원에 달했다.

구글코리아가 2023년 납부한 법인세는 155억 원에 불과한 반면, 네이버는 같은 해 4964억 원을 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국내에 투자하며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6년부터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이후 6년 동안 1조 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10조 원 돌파는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니라, 투명한 조세 납부와 국내 투자 확대를 병행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AI 시대의 새로운 도전, 글로벌 시장 공략

네이버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과 일본에서 1위 웹툰 플랫폼 자리를 굳혔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클라우드 기술을 수출하며 중동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일본에서는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신저 ‘라인(LINE)’이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모델을 언급하며 “적은 투자로도 선도 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역시 멀티모달 AI 기술과 추론 능력 강화를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 중 플래그십 AI 모델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는 AI 기술을 자체 플랫폼에 최적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무제한적인 AI 확장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는 검색·커머스·콘텐츠 등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의 AI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다양한 LLM(거대 언어 모델)과 협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네이버의 성장은 한국 IT 산업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다.

단순한 실적 성장이 아니라, 국내 경제에 대한 기여와 지속적인 기술 투자를 병행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네이버의 목표는 단순한 ‘국내 1위’가 아니다. AI·핀테크·클라우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IT 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네이버가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