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발언 후 구리 가격 급등
안전자산 금도 최고치… 투자 흐름 변화 조짐

최근 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새로운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자, 구리 가격이 하루 만에 3% 넘게 급등했다.
최근 국제 금 가격은 올해 들어 12% 이상 상승해 온스당 295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역사적 고점을 돌파한 만큼,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은과 구리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은 가격은 14% 이상, 구리는 12% 이상 상승했다.
특히 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수입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사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트럼프가 해당 발언을 한 25일(현지시간) 구리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3.07% 상승하며 파운드당 4.70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 가격은 톤당 9401.5달러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7.22% 올랐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구리 시장의 변수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미국의 구리 수입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 3월 12일부터 시행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의 연장선으로, 구리도 비슷한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미국은 구리 수입의 상당 부분을 칠레, 캐나다, 멕시코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최대 구리 수입국은 칠레(61억6100만 달러), 캐나다(39억9370만 달러), 멕시코(9억7970만 달러) 순이었다. 한국도 5억9460만 달러어치의 구리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글로벌 구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LS MnM 같은 국내 제련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전선업계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전력 사업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데, 구리 가격이 오르면 사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 중이다.
LS전선은 약 1조 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대한전선도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을 검토 중이다.
은·구리, 새로운 투자처 될까

전문가들은 금값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현재 금값이 1980년 2차 오일쇼크 당시 최고가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은과 구리는 산업적 수요가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은 이미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은은 아직 전고점을 넘지 못했다”며 “과거에도 금·은 가격 비율이 확대될 때 투기 자금이 은으로 몰려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리는 전기차, AI 서버, 태양광 산업 등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값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원자재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앞으로 금, 은, 구리의 가격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허리케인부터 자연재해로 인구 3분에1줄의들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