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생명까지 위협받는 여름
정부·삼성, 저소득층에 냉방기기 지원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버텨야 했죠.”
더위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저소득 가구들이 숨통을 트기 시작했다. 매해 반복되는 폭염 속에서 수만 명이 온열질환을 앓고 있고, 그중 상당수는 저소득층과 고령자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와 삼성전자가 손을 맞잡았다.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닌,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을 위한 생존의 안전망이자, 많은 이들의 생활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대규모 냉방복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폭염은 ‘자연재난’… 가장 취약한 곳부터 무너진다

폭염은 2018년부터 법적으로도 ‘자연재난’으로 분류됐다. 그만큼 대응이 시급하고 체계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폭염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닥치지 않는다. 같은 더위라도,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위협하는 ‘재난’이 된다.
질병관리청이 2023년 발표한 온열질환자 현황에 따르면, 환자의 상당수는 실외 작업장(31.5%)이나 논밭(14.3%)에서 발생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도 28.3%에 달했다.
특히 에어컨 보유율이 낮은 노인, 저소득층의 피해는 두드러졌다.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료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노인의 64.5%, 저소득층의 68.6%가 에어컨을 ‘있지만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0년 실시한 심층조사에서도 “폭염 정보를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대처할 수 없어 더위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거주지 환기조차 어려운 이들은 결국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 공공시설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지만, 이조차도 절반 이상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정부·삼성, 냉방복지 손 맞잡다… 6만 가구에 지원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재단은 2025년도 ‘저소득층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을 본격화했다.
핵심은 난방과 냉방 모두를 지원해 연중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올해 투입되는 예산은 무려 1076억 원이다.
이 가운데 냉방 지원에는 1만8000가구가 포함됐고,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지자체 추천을 받은 일반 저소득 가구다.
신청은 지난달부터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 및 행정복지센터에서 받고 있으며, 냉방지원 신청은 이달 18일까지 가능하다. 난방지원은 예산 소진 시까지다.

냉방기기는 삼성전자가 공급한다. 삼성은 4년 연속 이 사업의 참여 기업으로 선정돼, 올해도 2025년형 1등급 벽걸이형 에어컨을 각 가구에 설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오치오 한국총괄 부사장은 “날로 심해지는 폭염 속에서 가장 취약한 이웃들에게 꼭 필요한 에어컨을 공급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삼성은 2022년부터 이 사업을 통해 누적 6만 가구 이상에 에어컨을 제공했다.
냉방복지는 생존의 문제… 더 적극적 지원 필요

이번 사업은 단순히 기기를 나눠주는 수준에 그치지 않으며, 거주 환경 개선을 위한 단열, 창호, 바닥 시공 등도 함께 이뤄진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냉방기 역시 유지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의 신형 에어컨은 흐르는 물로 세척 가능한 필터를 탑재해, 필터 교체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쉼터 확대, 정보 제공, 공공-민간 협력 강화 등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기저질환자 등 폭염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안내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폭염이 일상이 된 지금, 정부와 기업이 협력한 냉방복지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확대와 제도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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