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원 투자했는데 “완전히 뒤집혔다”… 믿었던 삼성까지 ‘휘청’

중국에 뒤처지고 ‘반도체법 폐지’ 발언에 비상
기술 유출까지… 위기의 한국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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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도체 기술이 세계 최고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충격적인 보고서가 공개됐다.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한국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 달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기초역량이 대부분의 분야에서 중국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KISTEP이 발표한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 보고서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은 반도체 대부분의 기술력에서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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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기술 분야에서 한국(90.9%)은 중국(94.1%)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AI 반도체 기술 역시 한국(84.1%)이 중국(88.3%)에 뒤졌다. 전력반도체와 차세대 센싱 기술에서도 중국이 앞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 미국, 중국 중심의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10nm 이하 첨단 노드 반도체 생산량을 보면, 대만은 전체 시장의 92%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8%에 그치고 있다.

미국, 한국 반도체에 ‘이중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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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반도체 정책이 한국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법 폐지’를 직접 언급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을 예정이던 보조금이 불확실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반도체법을 없애야 한다”면서 “해당 자금을 부채 감소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반도체 보조금 정책을 정면으로 뒤집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370억 달러(약 49조 원)를 투자하면서 47억 4500만 달러(약 6조 8800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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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역시 4억 5800만 달러(약 6640억 원)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의 대출을 확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법을 폐지하면, 보조금 지급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없이 미국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가 반도체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만약 미국이 한국 반도체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보조금 없이도 미국 내 투자를 더 늘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삼성 기술 유출까지… 수조 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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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삼성전자 내부에서 발생한 기술 유출 사건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로 전직 부장 김 모 씨에게 징역 7년과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국내 기술 유출 사건 중 가장 무거운 형량으로 기록됐다.

김 씨는 18나노 D램 공정 정보를 부정 취득해 중국 반도체 업체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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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로 인해 연간 최소 4조 5000억 원에서 최대 10조 5000억 원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 씨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전자가 1조 600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기술 유출로 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과 국가 경쟁력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중국 경쟁 업체가 이를 활용해 유사 제품을 개발한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한국 반도체, 돌파구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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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반도체 산업은 중국의 급성장, 미국의 정책 변화, 기술 유출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인력 유출 방지와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반도체 기술력을 유지하려면,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며 “특히 AI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한국 반도체가 다시 세계 무대에서 반격하기 위해 앞으로의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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