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도 이제 부자야”… 강남 이어 ‘초고가’ 찍고 있다는 ‘의외의 동네’

강북 외곽도 최고가 거래 속출
대출 규제 앞두고 실수요 매수세
‘똘똘한 한 채’서 ‘지금 살 수 있는 한 채’로
집값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외곽이라 여겨졌던 성북·노원·금천구에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우리 동네도 이제 강남처럼 비싸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혼란이 일고 있다.

7월부터 적용되는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지금 살 수 있는’ 동네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외곽인데 왜 이렇게 올랐을까… 기록 깨는 ‘깜짝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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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장위 자이레디언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14억 4천 750만 원에 팔렸으며, 이는 해당 면적 기준 역대 최고가다.

노원구 중계동의 ‘중계 한화꿈에그린 더 퍼스트’ 121㎡도 13억2천9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러한 고가 거래는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직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성북구의 상승 거래 비중은 46.8%로 전월 대비 4.6%포인트 늘었으며, 노원구와 금천구 역시 각각 44.5%와 46.3%로 상승 거래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서울 전체의 평균 상승 거래 비중은 47.9%였지만, 외곽 3구의 증가폭은 이보다 훨씬 가팔랐다.

강남 규제 틈새… “지금이 아니면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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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처럼 비강남권 거래가 늘어난 배경에는 강남권 토지거래허가제 지정이 있다. 강남·서초·송파·강동, 그리고 용산 일대는 허가제가 적용되면서 거래가 급감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도 재건축 호재를 낀 단지는 여전히 가격이 올라, 한때 28억 원까지 내려갔던 송파구 잠실동의 리센츠 전용 84㎡는 최근 30억 원을 회복했다.

또한 압구정동 현대7차 아파트는 245.2㎡ 기준 130억 5천만 원에 거래돼 압구정 전체 재건축 단지 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규제지역이 된 강남에서는 실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서울 외곽으로 몰렸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자들이 저가 매물 위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대출 규제 전에 서둘러 계약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대출 규제 시계 ‘짹깍’… 강북에도 갭투자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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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인기 지역인 마포구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9㎡는 23억 9천500만 원,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단지’는 21억 500만 원에 거래됐다. 1년 만에 4억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아현동 인근 중개업소는 “전셋값은 그대로인데 매매가는 오르고 있어, 갭투자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북권은 실수요자뿐 아니라 후순위 대출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도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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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의 또 다른 중개업소는 “6월 안에 대출 약정을 마치기 위한 계약 문의가 많다”며 “7월 DSR 규제가 시작되면 지금 같은 대출 조건이 나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에 대해 경고한다.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모든 단지가 오르는 게 아니라 학군이나 교통 등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만 오르는 중”이라며 “무작정 따라가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집값 과열 조짐이 보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규제지역을 추가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동네도 강남처럼?”… 기대와 경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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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서울 외곽이더라도 한 채만 잘 사면 된다는 ‘똘똘한 한 채’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강남에서 밀려난 수요자들이 자신이 접근 가능한 가격선에서 실거주 혹은 투자용 매물을 찾으면서, 성북·노원·금천 같은 지역에 거래가 쏠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출 규제, 정부 정책, 정치 변수 등 불확실성이 뒤섞인 시장에서 이 흐름이 지속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6월까지는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7월 이후엔 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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