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줄어든 20대, 일터 나선 60대
‘쉬었음’ 인구 역대 두 번째…고용시장 변화

“우리 애는 취업 포기, 내가 다시 일 나가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쉰’ 인구가 267만 3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가장 많았던 때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1년 1월이었다.

특히 30대의 ‘쉬었음’ 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2만 3000명(7.4%) 늘어난 32만 6000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사회에서 가장 왕성하게 일해야 할 30대가 대거 쉬고 있는 것이다. 20대(39만 6000명)와 50대(43만 1000명)에서도 ‘쉬었음’ 인구가 각각 3만 7000명, 3만 3000명 증가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노인 인구 증가와 맞물려 119만 3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쉬고 있는 20~30대와 달리, 60대는 오히려 일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
늘어난 일자리, 60대만 반겼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78만 8000개로 1년 전보다 24만 6000개 증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은 60대 이상에게 돌아갔다.
60대 이상 근로자의 일자리는 27만 4000개 늘며 전체 일자리 증가를 이끌었지만, 20대 이하의 일자리는 14만 6000개나 줄었다.
특히 60대 이상이 많이 진출한 업종은 보건·사회복지 분야였다. 요양보호사, 돌봄 서비스 같은 일자리가 크게 늘면서 고령층이 주로 이 일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반면 20대 이하 일자리는 도소매업(-2만 2000개), 정보통신업(-1만 9000개), 공공행정(-1만 7000개) 등에서 크게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 포기, 노동시장 이탈 막아야”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 아예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일을 그만둔 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근로 희망 비율은 90%지만, 1년이 지나면 50%로 뚝 떨어진다.
즉, 한 번 쉬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취업 의지가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공채를 준비하며 구직활동을 지속했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대규모 채용 대신 수시채용을 선호하면서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구직 의욕이 사라지면, 결국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도할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