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스템 ‘유니브 프로’ 총괄로 선임
정체된 대학 축구, 부활의 신호탄 될까
경험과 상징성, 이제는 시스템을 향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 안정환이 축구계를 다시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에는 선수도, 해설자도 아닌 ‘시스템 개혁자’로서의 귀환이다.
대학축구연맹은 6월 23일, 안정환을 신설 프로그램 ‘유니브 프로(UNIV PRO)’의 총괄 디렉터로 공식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리그 운영을 넘어, 한국 축구의 성장 구조 전반을 개편하려는 대형 프로젝트다.
상징에서 시스템으로, 안정환의 변신
안정환이 맡게 된 ‘유니브 프로’는 대학축구를 단순한 중간 단계가 아닌, 엘리트 선수 육성의 마지막 관문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계획이다.
이를 위해 U-19부터 U-22까지 연령별 상비군의 상시 운영, 대학 대표팀의 해외 교류, 그리고 K리그 구단과의 밀접한 협업이 핵심 축으로 구성됐다.
하반기부터는 국제 트라이아웃, 실전 중심 훈련, 프로 계약 연계 프로그램까지 단계별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 중심에 안정환이 있다. 아주대 시절 대학축구 열풍을 이끌었고, 이후 부산 대우에서 K리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는, 이번 리브랜딩의 적임자로 낙점됐다.
대학축구연맹 박한동 회장은 “정체된 대학 축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인물로 안정환만큼 상징성과 실전 경험을 갖춘 인물은 없다”고 평했다.
“대학 축구가 살아야 한국 축구가 산다”
안정환은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려는 시도가 아니다.
그는 “내가 대학 무대에서 성장했고, 그 길 끝에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후배들에게 그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실 그는 지난 몇 년간 지도자 과정을 이수하며 축구 현장 복귀를 준비해왔다. 방송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동시에, 꾸준히 후배들의 경기와 시스템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번 역할은 단순한 귀환이 아닌, 한국 축구 생태계를 새롭게 조율하려는 구조적 도전이다.
다시 뛰는 이유, 미래를 위한 책임
이번 선임은 이벤트성 인사가 아니다. ‘유니브 프로’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학축구가 다시 선수 육성의 요충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 첫 단추는 안정환이라는 이름으로 끼워졌다. 그리고 이는 단지 과거에 의존하는 선택이 아닌,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이다.
2002년의 골든골이 국민에게 희망을 안겼다면, 이번 선임은 시스템으로서의 희망을 품고 있다. 안정환은 이제, 다시 한번 축구를 움직이려 한다. 이번엔 자신의 발이 아니라, 비전과 헌신으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