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월 4일, 국제빙상연맹(ISU)이 공식 SNS에 김연아의 사진과 함께 “두 번의 올림픽, 두 개의 메달, 불멸의 전설”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은퇴 12년이 지난 2026년에도 피겨계가 김연아를 기억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10년 밴쿠버 금메달, 2014년 소치 은메달이라는 압도적 성적과 함께 예술성과 기술을 완벽하게 결합한 연기로 시대를 상징하는 선수로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내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스포츠호치가 4일 김연아의 최근 인스타그램 사진을 소개한 기사가 야후재팬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댓글란에는 “포인트가 될 만한 큰 기술도 없으면서 점수만 올랐다”는 근거 없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 누리꾼들은 “지금의 채점 방식이었다면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이라는 가정까지 내세우며 12년 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선 집단적 부정의 양상이다. 전 세계 피겨 팬과 ISU가 인정하는 전설적 선수에 대해, 유독 일본만 “외딴섬 같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림픽 두 번, 아사다 마오를 두 번 이긴 절대적 성적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 구도는 2007-2008 시즌부터 형성됐지만, 결정적 승부는 올림픽 무대에서 나왔다.
2010년 밴쿠버에서 김연아는 금메달, 아사다는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4년 소치에서는 김연아가 은메달을 따는 동안 아사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선수 생애 가장 중요한 두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김연아에게 패한 것이 아사다가 영원한 2인자로 남은 결정적 이유다.
더 주목할 점은 기술 난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아사다는 2010년과 2014년 올림픽에서 총 4번의 프로그램 중 2번을 큰 실수 없이 마쳤음에도 김연아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피겨스케이팅이 단순히 점프 개수로만 평가되지 않으며, 예술성(PCS), 기술 완성도(GOE), 구성의 조화가 종합적으로 반영된다는 증거다.
“기술 없는 선수” 주장의 허구성

일본 누리꾼들이 제기한 “큰 기술도 없이 미끄러지기만 했다”는 주장은 피겐스케이팅 채점 체계에 대한 근본적 오해에서 비롯된다.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등 고난도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했으며, 특히 스핀과 스텝 시퀀스에서 최고 레벨(Level 4)을 받으며 기술 요소 점수(TES)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일부는 “GOE 등 객관적 채점 방식이 당시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GOE는 이미 2010년 밴쿠버 당시에도 적용되던 시스템이었다.
오히려 2018년 평창 이후 강화된 기술 가산 체계는 김연아 시대보다 점프 난도를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김연아의 완성도는 압도적이었다.
12년이 지나도 여제를 그리워하는 피겐계
김연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49만 명에 달하며, 최근 은퇴 배구선수 김연경과의 유튜브 콜라보는 342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은퇴 12년이 지난 2026년에도 이러한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는 선수는 피겐스케이팅 역사상 전무하다. ISU가 밀라노 올림픽을 앞두고 “다음 올림픽 빙판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새길 것은 누구인가”라며 김연아를 회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피겐스케이팅 전문가들은 김연아 이후 그를 완벽하게 계승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로 기술과 예술의 균형을 꼽는다.
현대 피겐는 4회전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김연아처럼 음악 해석, 표현력, 기술 완성도를 모두 갖춘 ‘완전체’ 선수는 여전히 희소하다.
일본 내 일부 부정적 여론과 달리, 전 세계 피겐계는 여전히 김연아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으며, 그 기록을 넘어설 차세대 전설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