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TC, 中BOE OLED 미국 시장 퇴출
삼성D 영업비밀 침해 판정
애플 배후설에 업계 촉각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기술 전쟁이 미국 땅에서 사실상 마무리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핵심 기술을 부정 취득해 사용했다고 판단하고, 14년 8개월간 미국 시장에서 해당 패널의 수입을 금지했다.
표면적으로는 한·중 기업 간의 분쟁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시선이 애플로 향하고 있다. BOE의 기술 급성장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 애플이 있었다는 의혹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승소…BOE, 美 14년8개월 퇴출

ITC는 지난달 11일 예비 판결에서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보안 조치를 뚫고 영업비밀을 빼내 사용했다고 결론지었다.
위원회는 BOE가 미국에서 OLED 패널을 포함한 전반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적 수입 금지 명령(LEO)을 발령했다. 이번 제재 기간은 삼성의 OLED 핵심 기술 개발 소요 기간을 그대로 반영한 14년 8개월로, 통상보다 훨씬 길다.
다만 완제품 형태로 들어오는 아이폰에 탑재된 BOE 패널은 이번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 단기적인 점유율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업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기술 뒷배 논란, 애플 향한 시선

BOE가 삼성 수준의 OLED를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수년이었다. 업계에서는 이 속도의 비밀을 애플에서 찾는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제품 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 중국 업체들과 기술을 공유해 왔다.
전직 애플 직원들은 애플이 BOE를 포함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엔지니어를 보내 생산기술을 높였다고 증언했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아니지만, 다수의 엔지니어를 고용해 연구와 기술 지도를 병행하며 협력사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애플을 통해 노하우를 흡수했고, 애플은 이를 활용해 공급가를 낮추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애플과 중국 간의 밀착 구조, ‘예의주시’

일각에서는 이번 ITC 판결을 ‘BOE 제재’ 이상의 신호로 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을 향해 간접적으로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이 한국 OLED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는 가운데, 애플이 중국에 디스플레이 연구소를 설립하고 현지 협력망을 넓히는 행보는 국내 업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향후 10여 년간 이어질 BOE의 미국 시장 공백은 한국 업체에 기회이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선, 애플과 중국 간의 밀착 구조에 대응하는 전략 또한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