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타고 제주도 여행한다고?” ..중국 전기차, 제주 상륙에 업계 ‘긴장’

렌터카로 만나는 BYD 아토3
관광객 체험이 구매로 이어질까
2035년까지 40% 전기차 목표
전기차
제주도 돌하르방, 제주도 전기차 충전소 / 출처 : 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가 제주도에서 새로운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다소 낯선 이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을 중심으로 렌터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BYD의 대표 모델 ‘아토3(ATTO 3)’는 제주 중소 렌터카 업체와 협력해 처음으로 도입되며, 한국 시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이는 제주도가 추진 중인 친환경 전환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제주도는 오는 2035년까지 전체 차량의 4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비야디의 제주 진출은 단순한 시장 공략이 아닌, 지역 정책 흐름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 전기차 체험의 최전선

전기차
BYD ATTO 3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8일, 제주공항렌트카는 BYD 딜러사인 하모니오토모빌과 협력해 BYD의 전기 SUV ‘아토3’의 출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제주도 렌터카 업계 최초의 BYD 전기차 도입 사례다.

아토3는 2022년 글로벌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100만 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전기차다. BYD가 자체 개발한 ‘e-Platform 3.0’을 기반으로 제작돼 효율적 주행 성능과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모니오토모빌 황대갑 대표는 “제주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인 만큼, BYD 차량을 체험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제주 렌터카 업체의 수익 증대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BYD 제주 전시장은 제주시 보건소 사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급속 및 완속 충전기를 갖춘 서비스 센터에서 차량 구매부터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체험이 구매로, 렌터카 전략 먹힐까

전기차
BYD ATTO 3 / 출처 : 연합뉴스

BYD는 대형 렌터카 업체보다 접근성이 높은 중소 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관광객은 렌터카를 통해 BYD 차량을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심리적 장벽이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실제로 제주의 한 렌터카 업체는 아토3의 일일 대여료를 국산 전기차 ‘아이오닉5’와 동일한 2만 5,0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폴스타 등 다른 수입 전기차보다 저렴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올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YD 차량의 직접 체험이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제주는 그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제주도 정책과 맞물린 BYD 전략

전기차
한라산 백록담 / 출처 : 연합뉴스

비야디의 제주 공략은 도의 ‘탄소 없는 섬 2030’ 정책과 정확히 맞물린다.

제주는 2035년까지 전체 운행 차량의 40%를 전기차로 바꾸고, 누적 16만 7,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목표보다 절반 이상 줄인 수치로, 실제 보급 현황과 시장 상황을 고려한 현실 조정이다.

현재 제주에는 전기차 약 4만 대가 등록되어 있으며, 전체 차량 대비 보급률은 9.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제주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양방향 충전 기술(V2G)을 적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등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한 대당 평균 2.73기의 충전기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2035년까지 6만여 기의 충전기 설치도 추진 중이다.

‘제주 실험’이 국내 확장 열쇠 될까

전기차
제주도 전기차 충전소 / 출처 : 연합뉴스

BYD는 유럽과 동남아에서도 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버, 그랩 등 모빌리티 플랫폼과 협업해 차량을 공급하며 브랜드 경험을 확산시키는 방식이다.

제주도를 달리게 될 아토3는 출시 두 달 만에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수입 전기차 시장 3위에 올랐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전기 중형 세단 ‘씰(SEAL)’과 SUV ‘씨라이언7(SEALION 7)’의 국내 출시도 예고돼 있다.

제주에서 시작된 BYD의 조용한 실험이 한국 전기차 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관광객이 먼저 타보고, 소비로 이어지는 ‘렌터카 경험 마케팅’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