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스터 EV로 일본 공략

전기차 비중 1%에 그치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소형 전기차가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인스터 EV'(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는 올해 상반기 현지에서 438대가 팔리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판매량 1000대 돌파도 꿈은 아니다. 일본 재진출 3년 차에 접어든 현대차가 비좁은 틈새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소형 전기차’로 부는 반전 바람

현대차는 올해 4월부터 일본에서 인스터 EV를 본격 판매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한 물량이 현지로 수출되고 있으며, 출고 이후 월간 판매는 4월 82대, 5월 94대, 6월 130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438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618대)의 70%를 채웠고, 이는 2022년 재진출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특히 일본 시장 내 전기차 비중이 전체의 1%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이 수치는 의미가 더욱 크다.
가격경쟁력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인스터 EV의 시작가는 약 2650만원으로, BYD ‘아토3’(약 3900만원), 도요타 ‘bZ4X’(약 513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보조금 혜택도 더해졌다. 일본 정부가 지급하는 클린에너지자동차(CEV) 보조금에서 인스터 EV는 최대 금액인 56만엔(약 522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BYD의 아토3는 35만엔으로 줄어든 상태다.
GGM은 일본 시장 품질 기준에 맞춰 30억원을 투입, 수출 전용 검수라인을 구축했다. 윤몽현 GGM 대표는 “올해 일본 수출 물량 목표는 680대”라고 밝혔다.
기아도 진출 예고…LCV 시장 본격 공략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린다. 기아는 내년부터 소형 상용 전기차 ‘PV5’를 일본에 선보인다.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소지쓰와 판매 계약도 체결했다.
현지 법인을 세우지 않고 상사를 통한 간접 판매 방식을 택한 이유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일본 전기 경상용차(LCV) 시장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도요타 등 주요 브랜드가 연내 신차 출시를 예고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일본 상용차 시장은 285억달러 규모로, 이 중 약 74%가 PV5가 겨냥한 LCV 부문에 해당한다.
국내선 상품성 강화한 ‘2026 캐스퍼’ 출시

국내에서는 최근 ‘2026 캐스퍼’와 ‘2026 캐스퍼 일렉트릭’이 새롭게 공개됐다. 안전·편의 사양을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인스퍼레이션’ 트림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2026 캐스퍼 일렉트릭은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매력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