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경차 왜 사야 하죠?” .. 더 비싸도 SUV로 갈아타는 ‘확고한 이유’

경차 외면, 소형 SUV 선호 뚜렷
신차 공백 속 대형차 집중 전략
경차 혜택 축소로 매력도 하락
경차
EV3 / 출처 : 기아

경차가 더 이상 ‘서민의 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불황일수록 잘 팔린다는 공식도 깨졌다. 올해 상반기 경차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15년 전 호황기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신차는 없고, 혜택은 줄고, 소비자의 눈은 더 큰 차로 향한다. 도요타의 유럽형 하이브리드 경차가 오히려 새로운 주목을 받는 가운데, 국내 경차 시장은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지고 있다.

신차는 없고 소비자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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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 출처 : 현대자동차

2024년 5월 국내 경차 등록 대수는 5,626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37.4% 줄어든 수치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등록 대수 역시 33.8% 감소한 3만 809대로, 작년 같은 기간(4만6,517대)과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경차 판매량이 7만 대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차 부재도 뼈아프다. 쉐보레 스파크가 단종된 이후, 현재 국내 경차 라인업은 현대차 캐스퍼, 기아 모닝과 레이, 레이 EV 정도다. 이마저도 모두 부분 변경 수준에 머물러 있어, 사고 싶어도 마땅히 살 모델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공간이나 성능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소형 SUV로 많이 옮겨가고 있다”며 “경차는 수익성이 낮고, 소비자 수요도 줄고 있어 신차 출시 간격이 길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소형 SUV에 밀린 경차…베뉴·EV3는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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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 / 출처 : 현대자동차

실제로 경차를 떠난 소비자들은 소형 SUV로 향하고 있다. 4월 소형 SUV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0.7%나 증가했다. 현대 베뉴는 한 달간 721대가 판매돼 150% 이상 늘었고, 기아 EV3도 3,388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반면 경차 모델은 하락 일변도다. 현대 캐스퍼는 3월 2,044대에서 4월 1,390대로 32% 줄었다. 기아 모닝은 같은 기간 27% 감소했고, 레이 역시 6.4% 줄었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경차는 한때 세금 혜택과 유류세 환급 등으로 경제성을 강조했지만, 지금은 이 장점조차 희미해졌다. 연간 최대 20만 원의 유류세 환급은 2026년까지만 유지될 예정이다.

전기 경형도 역부족…시장 소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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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EV / 출처 : 기아

전기 경차는 비교적 선전했다. 기아 레이 EV는 전년 대비 170% 이상 증가한 1만 80대를 판매했으며, 캐스퍼 일렉트릭도 7,871대로 출시 첫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내연기관 경차 감소폭을 메우기엔 부족했다.

업계는 “전기 경형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지만, 당장의 수익성과 수요 부족 문제로 시장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경차 시장이 장기적으로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경차는 더 이상 시장의 중심이 될 수 없다”며 “정부의 지원이나 혁신적 신차 개발 없이는 이 추세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차의 몰락은 단순한 차종의 소멸이 아니라, 자동차 시장의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작은 차를 외면하는 지금, 우리는 그만큼의 ‘작은 배려’도 잊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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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형차운행중 그 운전자의 품격.정도.수준까지도 저하시키는 발언들을 서슴치않는 요증세태

  2. 물질만능시대에 소형차를 평가하는 심리들. .ㅠㅠ
    인류의 보편적가치는 옛날옛적 얘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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