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보안사고 5년새 3.5배 급증
위반자 64%가 장교급 간부
군사비밀 방치·암호장비 미회수 속출

퇴근 시간이 되자 한 육군 본부 사무실 책상 위엔 군사비밀 Ⅱ급 문서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이중 잠금장치에 보관해야 할 기밀 자료가 방치된 것이다.
감사원이 8일 공개한 국방 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는 충격적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군 보안사고 위반자가 3,922명에 달했으며, 2020년 492명이었던 위반자는 2024년 1,744명으로 3.5배 급증했다.
장교급 간부가 보안사고 주범

더욱 심각한 것은 위반자의 64%인 2,514명이 위관·영관급 장교라는 점이다. 군의 핵심 간부들이 보안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주된 위반 유형은 군사비밀 취급 및 관리 소홀이었다.
육·해·공군본부에서 일과 후 군사비밀 자료를 책상에 방치하거나 암호장비를 컴퓨터에 꽂아둔 채 퇴근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군사비밀 보관함을 잠그지 않고 퇴근한 경우도 적발됐다.
출입 관리도 구멍이 뚫렸다. 40개 부대 퇴직자 2,686명 중 905명(33.7%)이 공무원증을 반납하지 않았고, 병가를 다녀온 군인 9,761명 중 570명(5.8%)은 진단서 등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기부금 588억원, 사용처는 불투명

군 기부금 집행 실태도 문제투성이였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각 군이 접수한 기부금 588억원 중 546억원이 집행됐으나, 의무복무자만을 대상으로 사용된 금액은 44억원(8%)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309억원(57%)이 증명서 미비로 지출 대상조차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표본 점검 대상 157억원 중 26억원(16.6%)은 장성급 장교의 개인 격려금과 해외 여행경비 같은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됐다.
전쟁기념사업회 소속 A씨는 입점 업체에 후원회 참여를 요구해 5,000만원을 받았으며, 2023년 6월부터 2025년 1월까지 25회에 걸쳐 관용 차량으로 골프장을 방문하는 등 업무 외 용도로 전용 차량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대응 체계도 허술

국방과학연구소는 소방안전관리자를 충분히 선임하지 않고, 화약류 시험을 연간 1,000건 실시하면서도 산불 예방대책과 매뉴얼을 운영하지 않았다. 국방 핵심 시설의 화재 대응 체계가 심각하게 미비한 상태다.
감사원은 지난해 국방부와 각 군 지휘부 공백으로 국민의 안보 불안이 증가한 상황에서 복무기강 및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위해 이번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 보안사고가 5년간 급증한 것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닌 조직 차원의 보안 의식 해이를 보여준다.
장교급 간부들의 기강 해이와 불투명한 기부금 집행, 미비한 시설 안전관리는 국가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