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은 완전히 실패”… 김정은 60년 만에 ‘금기 깼다’, 이례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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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선대 지도자 정책 비판
금기 행동 통해 권력 정당성 부여
새로운 농업 프로젝트 시행
김정은
김정은, 김일성 정책 비판 / 출처 : 연합뉴스

“역사적으로 농촌 문제와 관련하여 당정책도 많이 제시되고 사회주의 농촌테제를 관철하기 위한 투쟁도 반세기 이상이나 벌렸다고 하지만 왜서 우리 농촌들이 피폐한 상태를 가시지 못하였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평안북도 삼광축산농장 조업식에서 선대 지도자들의 농촌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김일성 주석이 1964년 발표한 ‘사회주의 농촌테제’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치적사업으로 꼽히는 강원도 세포지구 축산기지조차 “실정은 마찬가지”라며 성과 미흡을 자인하면서도, 새로 조업한 삼광축산농장은 “진짜 천지개벽”이라고 치켜세웠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체 주민들에게 우유와 버터, 치즈를 비롯한 각종 젖가공품과 고기 가공품들이 항상 차례지게 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노동당 9차 대회를 앞두고 당정군 지도 간부들을 대거 대동한 이번 시찰은 새로운 경제 정책의 ‘표준’을 제시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선대 부정으로 권력 정당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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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출처 : 연합뉴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북한 정치 체제에서 파격적이다. 선대 지도자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수령 중심 체제에서 금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 시기 농촌건설에서 말공부만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과학적으로 똑똑한 기준도 없이 대충대충 해놓던 버릇부터 떼버려야 한다”며 과거 농촌 진흥 사업의 타성을 강하게 질타했다.

북한 내부 정치를 분석하는 관계자들은 이를 김정은이 자신만의 통치 스타일을 확립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선대의 실패를 인정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정책 방향 전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간부들에게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방식을 따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스위스 유학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라클레트, 체다, 모짜렐라 등 유럽식 치즈 품목 선정은 김정은이 직접 챙긴 정책임을 과시하는 장치다.

당 대회 앞 경제 성과 과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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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축산농장 조업식 / 출처 : 연합뉴스

김정은이 삼광축산농장 조업식에 당정군 지도 간부와 당 중앙지도기관 관계자들을 대거 동행시킨 것은 노동당 9차 대회를 겨냥한 포석이다.

앞서 신의주 수해 지역의 대규모 온실농장을 시찰한 데 이어 유제품 생산농장까지 연일 경제 현장을 방문하며 “정보화, 지능화, 집약화, 공업화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각 지역 단위가 모방해야 할 ‘혁신의 표준’을 설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삼광축산농장을 훌륭히 꾸린 경험에 기초하여 각 도들에 실리있는 축산기지들을 연쇄적으로 일떠세우면서 축산 현대화의 흐름을 고조시키라”고 지시했다.

당 대회에서 각 도·군 간부들에게 구체적인 성과 목표를 제시하고, 삼광축산농장을 벤치마킹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성 검증과 정책 지속 가능성

김정은
삼광축산농장 조업식 /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북한의 공식 발표와 현실의 괴리를 고려하면 이번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1980년대 북한은 남한의 재해 지원 제안을 거절하고 쌀을 지원했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긴급 지원을 받아야 했을 정도로 식량 상황이 곤란했다. 과거 선대 지도자들도 농촌 개혁을 반복적으로 공표했으나 실현되지 못한 사례가 많다.

특히 고급 유제품 생산에는 수입 기술, 원료, 사료 등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데, 현재 북한이 직면한 국제 제재 환경에서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선대 비판을 통해 자신의 정책 방향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또 다른 실패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당 대회 이후 각 지역에서 삼광축산농장식 프로젝트가 실제로 확산될지, 아니면 일회성 선전에 그칠지는 북한 정권의 자원 동원 능력과 정책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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