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 원 시장 앞에서 멈춘 K-방산” … 대만이 ‘최대 고객’이 되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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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K-방산 28조 원 수요에도 수출 불가능
중국 간첩 침투로 기술유출 위험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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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대만 진출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대만이 중국의 군사 압박 속에서 막대한 국방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K-방산은 여전히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만 21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무기를 구매하며 F-35 전투기 60대 추가 도입까지 공식 요청했다.

K9 자주포, K2 흑표 전차, 천무 다연장 로켓 등 한국의 첨단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한국 정부와 방위사업청은 수출을 꺼리고 있다.

2024년 장성급 4명 간첩 기소…군 내부 보안망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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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군 / 출처 : 연합뉴스

가장 큰 이유는 대만군 내부의 심각한 중국 간첩 침투다. 대만 국가안전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에만 중국 간첩 혐의로 64명이 기소됐으며, 이 중 전·현직 군인이 43명(66%)에 달했다.

특히 장성급 장교 포섭 사례가 충격적이다. 2011년 간첩죄로 체포된 뤄셴저 소장은 대만 육군사령부 통신전자정보처장 재직 중 중국 국가안보부의 미인계에 넘어가 7년간 군사기밀을 유출했다.

그가 넘긴 정보에는 육군 전술통신망, 전장 영상 데이터 시스템, 지하 광섬유 통신 분포도, 미국이 판매한 보성(Bosheng) 통합 네트워크 시스템 정보까지 포함됐다.

대만 국가안전국 추산에 따르면 현재 대만에서 활동 중인 중국 간첩은 약 5,000명 수준이다.

중국은 퇴역 장성을 통한 현역 포섭, 가족 안위를 담보로 한 협박, 사업가로 위장한 군사시설 침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망을 구축해왔다.

미국도 최신 무기 제한…F-35 공유 검토만 수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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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 출처 : 연합뉴스

기술 유출 우려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대만에 21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면서도 F-35 스텔스 전투기, 정찰위성, 최신 암호화 기술 등은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펜타곤 관계자들은 “대만에 도입된 무기가 6개월 내 중국에 복제된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실제로 2014년에는 대만 공군 소령이 E-2K 조기경보기 정보를 중국 스파이에게 넘긴 사실이 적발됐으며, 2023년에는 현역 육군 보병훈련부 주임이 중국에 투항 서약서를 작성한 사진이 공개되어 대만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한국 방위사업청도 이러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왔다. K9 자주포의 경우 과거 핀란드 도입 이후 중국에서 유사 모델이 출현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대만에 첨단 무기가 수출될 경우 1년 내 기술 해독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폴란드·인도와의 결정적 차이는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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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K9 폴란드 수출 / 출처 : 연합뉴스

K-방산이 폴란드와 인도에서는 대규모 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 상황은 더욱 대조적이다.

폴란드는 2022년 이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30조 원 이상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도 천무 다연장로켓 5조 6,000억 원 규모 3차 계약을 성사시켰다.

폴란드는 NATO 회원국으로서 엄격한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러시아 견제라는 명확한 안보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인도 역시 K9 자주포를 현지 생산(VAJRA-T)하며 기술이전을 받았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고 있지만, 민주주의 국가로서 방첩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과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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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 출처 : 연합뉴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와 인도는 기술 보호 협정과 보안 체계가 확립되어 있지만, 대만은 정부 고위층까지 중국 간첩이 침투한 상황”이라며 “K-방산 핵심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경우 한반도 안보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국군정보사령부도 2024년 군무원의 대중 기밀 유출 사건을 겪으며 기술보안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당시 유출된 정보에는 정보작전요원 신상과 위장기업 정보 등이 포함되어 20~30년간 구축한 정보망이 궤멸적 피해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정부 “기술 보호가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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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대만 수출을 “기술 유출 직행로”로 규정하고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폴란드(K9 2,400문 계약), 호주(30문), 에스토니아 등 신뢰도 높은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대만이 K9 자주포 40문, K2 전차 100대, 천무 20문 구매를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방위사업청은 “수출 시장 확대도 중요하지만 핵심 기술 보호가 절대적 우선순위”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방 전문가들은 대만의 방첩망이 근본적으로 재정비되지 않는 한 K-방산 수출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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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 출처 : 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25년 3월 군사재판법 복원 등 17개 항의 대응 전략을 발표했지만, 중국의 통일전선 공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황금 시장임에도 문을 닫은 대만 수출은 K-방산이 단순한 상업적 이익을 넘어 국가 안보와 기술 주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술 보호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방산 강국이 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이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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