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자금 벌어보려다 “길거리 나앉게 생겼어요”… 70대 노인 울린 전문가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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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투자자문, 규제 무시 영업
금융당국, 위법업체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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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노후를 대비해 모아둔 돈을 조금이라도 불리려던 한 70대 노인은 예금 금리가 떨어지자 투자에 도전했다.

그러나 희망과 달리 노후자금을 믿고 맡긴 투자자문업체는 그의 돈을 몽땅 가지고 사라졌고, 돌려받은 것은 빈 통장뿐이었다.

예금금리 3년 만에 ‘뚝’…고령층의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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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금리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은행이 2025년 기준금리를 2.5%로 낮춘 이후,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은 6월 9일부터 ‘KB스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기존 2.40%에서 2.1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NH농협, SC제일은행 등도 연이어 금리를 0.2~0.3%포인트가량 낮추자,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예금 이자로 충당해온 고령층의 타격은 상당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한 달 사이 0.25%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현재는 2.50~2.85%에 불과하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자사 시계열 분석 결과, 이번 인하로 ‘KB스타 정기예금’의 금리가 2022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불안한 노인들 노린 ‘전문가’…110곳 위법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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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이자가 바닥을 치자, 일부 고령층은 이른바 ‘투자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내준다는 유혹에 노후 자금을 맡긴 결과는 뻔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은 유사투자자문업체 745곳을 점검한 결과 112개 업체에서 130건의 위법 혐의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보다 업체 수로는 두 배, 혐의 건수는 69건이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문제가 된 건 ‘리딩방’ 형태의 불법 영업으로, 유료회원에게 특정 종목을 추천하고 수익을 과장하는 광고가 많았다.

일부는 등록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AI 기반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판매했으며, 금융기관처럼 오인하게끔 명칭을 사용하는 수법도 사용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대부분 제도권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제도는 움직였지만…투자자는 여전히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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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제도 정비가 이미 완료됐다는 점이다. 2023년 8월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양방향 채널 영업 금지, 과장 광고 금지 등의 조항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점검에서는 법을 무시한 사례가 속출했는데, 적발된 위반 유형 중 ‘규제사항 미이행’은 전체의 44.6%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민원이 많이 접수된 업체에 대해선 직접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암행점검을 벌였으며, 확인된 형사처벌 대상 18개 업체는 이미 수사기관에 통보한 상태다.

향후 금융당국은 유사투자자문업체에 대한 정기 점검과 함께 민원 급증 업체를 중심으로 수시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은행 금리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수 있으며, 자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전문가의 말 한마디에 노후를 맡기기엔, 지금 시장은 너무 위험하다는 점 역시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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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기죄는 적극 높게 형량을 주어야 발을 못붙이는데 우리나라 판사들은 사기꾼들에게 약하다
    그러니 사기가 만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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