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9천억 원 사기당했다”…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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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시스 사기혐의 수사의뢰
선급금 70% 관행이 부른 참사
공공조달 시스템 전면 개편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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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26일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공공조달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사기당했다”고 직접 질타했던 이 사건은 단순한 기업 비리를 넘어, 수십년간 방치돼온 공공조달 관행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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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70%의 선급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선급금 6천억원 먼저 줬는데 납품은 39%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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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순 다원시스 대표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는 2018년부터 다원시스와 총 3차례에 걸쳐 ITX-마음 474량, 약 914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1·2차 계약분 358량 중 218량이 최대 3년 가까이 납품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 충격적인 건 이미 선급금 61%가 지급됐다는 사실이다. 현행 국가계약법상 최대 70%까지 선급금을 줄 수 있는데, 코레일은 이 상한선에 가까운 금액을 미리 지급했다.

국토부 조사 결과 다원시스는 선급금을 당해 계약과 무관한 일반 전동차량 부품 구매에 사용했다. 2차 계약 선급금 2457억원 중 1059억원은 1차 계약분 차량 제작에 쓰였다.

계약법상 선급금은 당해 계약 이행만을 위해 사용해야 하지만, 이런 규정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납품 지연 업체에 또 2천억원 추가 계약…감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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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 / 출처 : 연합뉴스

더 기막힌 건 코레일이 2024년 4월 다원시스와 3차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1·2차 물량 상당수가 미납된 상태에서 116량, 2208억원 규모의 추가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현장 조사에서는 다원시스 정읍공장에 열차 완성 제작에 필요한 주요 자재와 부품이 2~12량분만 확보돼 있었다. 수백억원의 선급금을 받았으면서도 제작 준비조차 제대로 안 돼 있던 셈이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코레일 내부 책임자 중 단 한 명도 징계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164억원 손실이 예상되는 중대 사안임에도 발주기관의 관리 감독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은 10%, 공공은 70%…공공조달 패러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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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민간은 선급금을 10%만 주는데 공공은 70%나 준다”며 “조기 집행이니 뭐니 하며 사기 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지적했다. 선급금은 줄 수 있는 것이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민간 건설·제조업계에서는 선급금을 10~20% 수준으로 제한하고 공정별 기성금 지급을 원칙으로 한다. 반면 공공부문은 ‘예산 조기집행’ 등의 이유로 60~70%를 먼저 지급하는 관행이 굳어졌다.

업계 전문가는 “선급금을 많이 받은 기업이 다른 곳에 유용하다 부도나는 경우가 많다”며 “성과와 무관하게 선급금을 주는 구조 자체가 도덕적 해이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제도 개편 시동…선급금 20%로 제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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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 출처 : 연합뉴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선급금 지급 비율을 현행 최대 70%에서 2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불가피한 경우 별도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안도 거론된다.

최저가 입찰 위주의 발주 구조도 손질 대상이다. 이 대통령은 “너무 가격 경쟁에만 치우치다 보니 부실 업체들이 철도차량을 수주한다”며 기술력과 납기 이행 능력을 종합 평가하는 적정가 입찰제 도입을 지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발주기관의 계약 관리 역량 강화, 사후 책임 추궁 시스템 확립 등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조달 전문가는 “유럽연합과 북미에서는 철도차량 발주 시 성능 충족 여부와 수명주기 비용을 함께 고려한다”며 “단순히 선급금 비율만 낮추는 게 아니라 전체 계약 관리 프로세스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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