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했더니 오히려 손해봤어요”… 100만 원 벌었는데 ‘6만 원’만 받게 된 기초수급자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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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 생계급여 깎여
집값 올라도 탈락 위기
통장잔액까지 소득 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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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 생계와 의료, 주거비를 지원받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일을 해서 소득이 생기면 생계급여가 감액되고, 자녀의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수급 자격을 잃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층의 경우 이러한 복잡한 기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할수록 오히려 줄어드는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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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빈곤 / 출처 : 연합뉴스

기초생활수급자의 가장 큰 고민은 근로소득이 발생했을 때다. 2025년 현재 생계급여 수급자가 일을 해서 소득이 생기면 근로소득의 30%만 공제하고 나머지 70%는 소득으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1인 가구 수급자가 월 100만원을 벌면 30만원을 공제한 70만원이 소득으로 잡힌다.

2025년 기준 1인 가구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76만5444원인데, 여기서 70만원을 빼면 실제로 받는 생계급여는 6만5444원에 불과하다.

결국 일을 해서 100만원을 벌어도 생계급여 감소분을 고려하면 순수하게 손에 쥐는 금액은 106만원 정도다. 이는 일을 하지 않고 생계급여만 받는 것과 비교해 30만원 정도 더 받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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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빈곤 / 출처 : 연합뉴스

복지 전문가들은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해 30% 공제제도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일을 많이 할수록 실질 소득 증가폭이 작아 근로 유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더 큰 문제는 소득이 생계급여 기준인 중위소득 32%를 초과하면 모든 생계급여가 중단된다는 점이다.

4인 가구의 경우 월 195만원을 초과하면 생계급여가 끊기는데, 의료보험료 등 각종 세금 부담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집값 올랐다고 수급 탈락? 부양의무자 기준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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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 출처 : 연합뉴스

부양의무자 기준도 수급자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불이익 요소다. 2025년 현재 생계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사실상 폐지됐지만, 의료급여는 여전히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따진다.

의료급여의 경우 부양의무자의 연 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재산이 9억원 이상이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2024년 MBC 보도에 따르면 중도 탈락자가 24만9천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부양의무자의 재산 증가가 원인이었다.

70세 조 모씨는 건설현장 사고로 일을 못하게 돼 9년 전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노령연금과 생계급여를 합쳐 월 60만원 정도로 생활하던 그는 지난해 갑자기 생계급여 중단 통지를 받았다.

이유는 딸 부부가 대출로 구입한 집값이 올라 재산이 9억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딸에게 생활비를 받는 것도 아닌데 서류상 재산 기준 초과라는 이유로 지원이 끊긴 것이다.

2025년부터는 부양의무자 재산 기준이 12억원으로 완화됐지만, 최근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 기준마저 쉽게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통장 잔액도 소득으로…재산 기준의 숨은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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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 출처 : 연합뉴스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도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통장 잔액, 예금, 보험, 주식 등 모든 금융재산을 합산해 월 6.26%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예금이 1000만원 있다면 매월 약 6만2600원이 소득으로 계산된다. 연간으로는 75만원 정도가 소득으로 잡히는 셈이다.

자동차 소유도 큰 걸림돌이다. 2025년부터 기준이 완화돼 2000cc 미만에 500만원 미만 차량은 일반재산으로 인정되지만, 그 이상은 여전히 월 100%의 소득환산율이 적용된다.

주거용 재산의 경우 기본재산액 공제가 있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서울은 9000만원, 중소도시는 6800만원, 농어촌은 5200만원까지 공제되는데, 이를 초과하는 재산에는 월 1.04%의 소득환산율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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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매년 실시되는 재산 조사다. 수급자들은 통장 거래내역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자녀가 용돈을 보내거나 경조사비를 받은 것까지 소득으로 잡힐 수 있다.

세무사들은 “기초생활수급자는 소득과 재산 변동이 있을 때마다 14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과지급금 환수는 물론 자격까지 박탈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2025년 기준 중위소득을 6.42% 인상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 현장에서는 여전히 일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 집값 상승으로 인한 탈락 등 구조적 문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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